2년 전 의결된 'K리그 비율형 샐러리캡 제도' 어디까지 왔나?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22-07-06 12:55 | 최종수정 2022-07-07 05:45


이승우. 스포츠조선DB

[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2020년 12월 K리그 이사회에서 의결한 '구단 경영 효율화 방안'은 얼마나 진척됐을까. 당시 이사회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와 구단 경영수지의 지속적인 악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2023년부터 '비율형 샐러리캡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스페인 라리가에서 시행 중인 제도인 '비율형 샐러리캡'은 구단의 총수입 중 선수단 인건비 지출액이 차지하는 비중이 일정 비율을 초과하지 않도록 유도하는 정책이다. 타 프로종목에서 시행 중인 '금액형 샐러리캡'은 리그의 모든 구단에 일괄적으로 연봉 총액의 상한선을 적용하는 방식인 반면, '비율형 샐러리캡'은 지출 가능한 연봉 총액의 상한선이 구단 총수입과 연동되기 때문에 구단의 총수입 규모에 따라 구단별 연봉 상한액이 달라지게 된다.

좋은 예는 스페인 FC바르셀로나다. 6일(한국시각) 영국 '데일리 스타'는 '바르셀로나는 현재 라리가의 샐러리캡에 걸려있다. 따라서 AC밀란의 프랑크 케시에와 첼시의 안드레아스 크리스텐센 영입을 확정지었지만 이들은 등록할 수 없다'며 '프랭키 데용의 맨유 이적이 마무리가 돼야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비율형 샐러리캡 제도 도입 의결 이후 오해가 생겼다. 일각에선 비율형이라도 연봉 상한선을 의미하는 샐러리캡이란 단어 때문에 무턱대고 선수단 연봉을 줄이자는 의미로 해석했다. 하지만 제도 시행을 6개월 앞둔 시점에서 지난 1년 6개월간 머리를 맞댄 연맹과 구단 관계자들이 마련 중인 내용은 K리그 실정에 맞는 '구단 재정 건정성 확보'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첫째, 자본잠식 방지다. 적자 누적으로 인해 잉여금(결손금)이 마이너스가 되면서 자본 총계(잉여금+납입자본금)가 납입자본금보다 적은 상태를 탈피하자는 것이다. 당해 5억 적자가 발생했을 경우 다음해에는 5억 흑자를 권고하는 것이다. 자본잠식이 계속되면 적자폭이 늘어나 결국 구단이 문을 닫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속출할 수 있다.

둘째, 선수단 인건비 70% 상한선이다. 선수단 인건비의 과도한 지출을 합리적인 수준으로 통제해야 할 필요성과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구단간 예산 격차와 투자 의지가 있는 구단의 의사 존중,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 참가하는 구단들의 국제 경쟁력 유지 필요성 등을 함께 고려해 마련된 방안이다.

최대 70%로 선을 긋는다고 해도 큰 무리가 없다는 것이 연맹과 구단 관계자들이 도출하고 있는 결론이다. 현재 K리그 구단들은 총 예산에서 평균 60~65%를 선수단 인건비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선수들의 임금 구조가 깨질 일은 없다. 다만 상한선을 만든 건 특이한 경우를 대비해서다. "우승을 위해서" 또는 "승격을 위해서"라는 목표 때문에 선수단 인건비가 80~90%에 달하는 경우가 있었다. 이럴 경우 적자경영은 불가피하기 때문에 단순 케이스에 대한 안전장치를 만든 것이다.

연맹 관계자는 "비율형 샐러리캡 제도 도입은 구단이 선수 연봉을 덜 쓰게 하자는 의미가 아니다. 전년도 구단 총 예산과 비교해 적자가 될 수밖에 없는 구조를 막자는 취지다. 이를 어긴다고 페널티 또는 징계를 논의한 적은 없다"고 전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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