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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했던 수원FC의 뒷문, '전문 센터백' 아닌 신세계가 고쳤다[SC스타]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22-07-05 10:10 | 최종수정 2022-07-05 13:21



[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수원FC의 트레이드마크는 '공격'이다.

김도균 감독은 부임 후 '공격축구' 기조를 유지하며, 많은 성과를 이뤄냈다. 2020년 아무도 예상 못한 승격에 성공했고, 2021년에는 팀 창단 최초로 파이널A행을 달성했다. 수원FC는 2020년 K리그2 최다득점 1위(52골), 2021년 K리그1 최다득점 3위(53골)에 올랐다. 하지만 고민은 '수비'였다. 아무래도 밸런스가 앞쪽에 있다보니 뒷문이 허술했다. 수원FC는 지난 시즌 최다실점 1위(57골)의 불명예를 안았다.

올 시즌도 다르지 않다. 공격축구는 여전하다. 수원FC는 26골을 폭발시키며 울산 현대(28골)에 이어 최다득점 2위에 올라있다. 하지만 수비불안은 여전하다. 29골을 내주며 성남FC(31골)에 이어 최다실점 2위다. 김 감독은 스리백과 포백을 오가며, 다양한 조합을 꺼냈지만 좀처럼 수비 문제는 개선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실마리를 찾는 모습이다. '자동문'이었던 수원FC의 뒷문이 단단해지고 있다. 수원FC는 최근 4경기에서 단 1골만을 내줬다. 이전까지 15경기에서 단 2번 밖에 없던 클린시트(무실점)가 최근 4경기에서 3번이나 나왔다. 수원FC는 탄탄한 수비를 바탕으로 최근 4경기에서 승점 10(3승1무)을 쓸어담으며 강등권 탈출에 성공했다. 중위권, 나아가 파이널A행을 바라볼 수 있는 위치까지 올랐다.

수원FC의 자동문을 고친 것은 '의외의 카드'였다. '멀티 수비수' 신세계였다. 김 감독은 A매치 휴식기에서 수비 안정화에 많은 공을 들였다. 첫번째 카드가 '스트라이커' 김 현의 수비수 전환이었다. 과거 K3리그에서 김 현이 수비수로 활약했던 것에 착안, 김 현을 스리백 가운데에 두고 훈련을 진행했다. 높이와 빌드업, 두가지를 동시에 개선하려는 심산이었다. 하지만 김천 상무와의 경기(1대0 수원FC 승)부터 부상으로 쓰러지며 계획이 어긋났다.

무릴로의 복귀로 4-4-2 카드가 훨씬 더 공격 전개에 유리하다는 결론을 내린 김 감독은 포백 전환을 염두에 뒀다. '수비의 핵' 김건웅과 함께 설 파트너가 필요했다. 잭슨, 곽윤호 기존 자원들은 불안했다. 김 감독은 과감히 신세계 카드를 꺼냈다. 김천과 포항 스틸러스(2대1 수원FC 승)전에서 오른쪽 풀백으로 나선 신세계를 포백의 오른쪽 센터백으로 기용했다. 물론 신세계가 스리백에서 오른쪽 센터백으로 나서기도 했지만, 포백은 전혀 다르다. 하지만 김 감독은 중앙 미드필더까지 가능한 '멀티 플레이어' 신세계의 포지션 이해력이라면 충분히 포백도 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신세계는 수원 삼성(3대0 수원FC 승)과 대구FC(0대0 무)전에 모두 포백의 중앙 수비수로 나와 팀의 무실점을 이끌었다. 특히 대구전 후반 20분 세징야의 1대1 돌파를 발을 쭉 뻗어 막아낸 것은 단연 백미였다. 신세계는 빠른 발과 탁월한 예측력, 그리고 정확한 빌드업을 앞세워 중앙 수비수로 경쟁력을 과시하고 있다. 1m78로 중앙 수비 치고는 신장이 다소 작지만, 탁월한 점프력과 투쟁심으로 이를 커버하고 있다.

신세계의 발견으로 수원FC는 단단한 수비진을 구축하는데 성공했다. 공격진에 이승우와 무릴로, 라스, 이른바 '이무스 트리오'가 건재한만큼, 수원FC의 상승세는 계속될 공산이 크다. 수원FC는 6일 인천전용구장에서 인천 유나이티드와 '하나원큐 K리그1 2022' 20라운드를 치른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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