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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은 정치 잘 해야 된다' 전통의 명문사학, 연세대 축구부엔 무슨 일이

김가을 기자

기사입력 2022-05-05 14:28 | 최종수정 2022-05-06 07:01


연세대 축구부 참고사진.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전통의 명문사학' 연세대학교 축구부가 시끌시끌하다. 감독 선임과 관련된 잡음 때문이다.

연세대는 지난 3월 25일부터 31일까지 축구부, 빙구부(아이스하키), 럭비부의 감독과 야구부 코치를 공개 모집했다. 축구부는 2019년 후반기 신재흠 감독 퇴임 뒤 최태호 감독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축구부에선 최 감독대행과 A 중학교 클럽팀 감독이 면접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면접 소식이 전해지자 재학생, 학부모, 졸업생들까지 집단 반발하고 있다. 특히 4월 23일 면접 직후 A씨가 신임 사령탑으로 결정됐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선수들은 총장실, 체육위원회 등에 탄원서를 제출했다. 연세대 체육위원장은 스포츠조선과의 통화에서 감독 선임은 절차에 따라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급기야 지난 2일엔 축구부 25명 전원이 체육위원장을 찾아가 4학년 3명이 대표로 면담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진다. 선수들은 면담 뒤 관련 내용을 바탕으로 또 한 번 탄원서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수들과 학부모들은 왜 집단 반발에 나선 것일까. 스포츠조선이 입수한 탄원서를 보면 그 이유를 명확히 알 수 있다. 2일 체육위원장 면담 뒤 작성된 탄원서엔 '선수들은 현재 축구부 감독 대행인 최 코치님을 지지한다는 것을 말씀드렸다. 위원장님은 축구부를 잘 운영할 수 있는 감독을 선임하는게 최우선이라고 말씀하셨다. 선수들은 현재 훈련 분위기와 경기에 대한 자신감, 현재 U리그 1권역 1위에 대한 자부심에 대해 다시 말씀드렸다. 앞으로 있을 정기전에서도 성적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최 코치님이 필요하다며 코치님을 감독으로 지명해주실 것을 간곡히 말씀드렸다'고 돼 있다. 연세대는 최 감독대행 부임 뒤 2020년 춘추계, 2021년 U리그 우승을 기록했다. 올 시즌 U리그에서도 1위(3승1무)를 달리고 있다.

학교의 의견은 다른 분위기다. 선수들은 위원장과의 면담에서 "위원장님은 '감독은 정치를 잘 해야 된다', '최 코치는 사회적으로 소통이 되지 않아 선수들 취업 문제가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탄원서엔 '감독 대행으로 2년6개월 일한 최 코치님이 어떤 정치와 소통을 통해 선수들을 취업시켜야 했던 걸까요. 사회적으로 소통이 안 되는 사람을 15년간 코치, 2년6개월간 감독 대행으로 일임하신 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선수들은 현재 분위기와 팀워크를 유지하고 싶어하는데 위원장님은 계속해서 납득이 가지 않는 이야기들만 하고 계신다. 대체 사회적 소통은 무엇이며, 어떤 정치를 원하시는 것인가. 지금 더할 나위 없는 좋은 성적을 유지하고 있는 선수들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실 수는 없으신건지 알고 싶다'고 적혀있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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