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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상암에 벚꽃이 피었습니다, 한승규가 돌아왔습니다

윤진만 기자

기사입력 2022-04-11 16:22 | 최종수정 2022-04-12 06:41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1년 만에 상암으로 돌아온 '벚꽃 미드필더' 한승규(26)와 FC서울의 로맨스가 웬만한 멜로 드라마의 러브신보다 뜨겁다.

서울팬들은 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강원FC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2' 8라운드에서 응원석에 '벚꽃 보다 기다린 한승규'란 걸개로 이날 복귀전을 치른 한승규를 환영했다. 후반 막판 천금같은 동점골을 터뜨린 한승규는 관중석을 향해 엠블럼 키스 세리머니를 날렸다. 경기 후에는 "나도 (서울팬들을) 벚꽃 보다 기다렸다"는 말로 팬들을 심쿵케 했다.

한승규는 2020년, 단 한 시즌 서울에서 임대로 뛰었다. 서울과 함께한 나날은 신인급인 강성진, 이태석 보다 짧다. 그런데도 팬들은 '우리승규'를 격하게 아끼고, 한승규는 '우리서울'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는다. 분명 한승규과 서울 사이에는 특별한 무언가가 있다.

한승규는 전북에서 서울로 완전이적한 이후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 "짧은 시간 동안 좋은 기억, 안 좋은 기억이 있다. 여러 방면에서 긴 시간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더 좋았다. 성적이 많이 안 좋았지만, 한마음으로 뭉쳤다. 저한테는 잊지 못할 1년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은 한번쯤은 돌아와서 뛰어보고 싶은 팀이었다. 쉽게 약속을 해선 안되지만, 꼭 다시 한 번 서울에 가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서울을 떠난 뒤로도 서울을 마음에 품고 있었다고 고백했다.

서울팬들의 존재는 한승규가 서울을 택한 결정적인 이유였다. 그는 "서울팬들은 내가 수원FC 유니폼을 입고 원정에 왔을 때, 기립박수를 보내줬다. 그런 마음에 감사함을 느꼈다. 서울팬들만의 특별한 분위기가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한승규는 2018년 친정팀 울산에서 영플레이어상을 수상했다. 이듬해 전북으로 팀을 옮겼으나, 전주에서 '포텐'을 폭발하지 못했다. 2020년 서울, 2021년 수원FC에서 임대 신분으로 활약했다. 다시 돌아간 전북에도 한승규를 위한 자리는 없었다. 시즌 개막 이후 새로운 도전을 택한 이유다.

한승규는 "내가 많이 부족했다. 정확히 어떤 부분인지는 모르겠는데, 생각만큼 잘 안 풀렸다. 조금 경직된 느낌이랄까. 임대를 다녀와 팀에 다시 적응하기가 쉽지 않았다. 새로운 마음으로 재밌게 새로운 축구를 해보고 싶었다"고 서울 이적을 택한 배경을 설명했다.

'익수볼' 첫 훈련부터 높은 강도에 혀를 내둘렀다는 한승규는 "안익수 감독님의 축구는 머리를 써야 하는 축구다. 처음 경험해봤다. 같이 하면서 실력이 늘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든다. 힘든 점이 있겠지만, 배워보고 싶다"고 강조했다.


입단 후 아직 2경기를 치렀을 뿐이지만, 경기장 위에서 '한승규 효과'는 벌써 나타나고 있다. 서울은 한승규가 처음으로 선발 출전한 10일 슈퍼매치에서 2대0으로 승리했다. 8경기만에 승리로 반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한승규는 비록 골은 없었지만, 90분 동안 공수를 활발히 오가며 엔진 역할을 톡톡히 해줬다. 고요한이 장기부상을 당한 상황에서 한승규의 역할은 더 중요해졌다.

한승규는 "이제 서울에 정착하고 싶다. (고)요한이형처럼 원클럽맨은 아니지만, 좋은 모습을 보여 오래 머무르고 싶다. 일단 올시즌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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