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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술-전략으로 전력 이상의 공격축구 구사, '안압 수술' 김기동 감독의 눈은 항상 빨갛다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22-04-04 00:15 | 최종수정 2022-04-04 08:00


김기동 포항 감독. 사진제공=프로축구연맹

[포항=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김기동 포항 스틸러스 감독(51)은 최근 대구에서 안압 수치를 낮추는 수술을 받았다.

포항 관계자는 "김 감독님께서 워낙 분석 영상을 많이 보신다. 스트레스가 눈쪽으로 많이 쏠리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

김 감독은 상대 약점을 찾고, 파고들기 위해 영상을 보고 또 본다. 그의 눈은 충혈되기 일쑤다.

눈이 항상 빨간 이유가 있다. 객관적인 전력이 열세다. 아직 몸 상태가 100%인 선수가 많지 않다. 이름 값 있는 선수도 부족하다. K리그2 출신 선수들과 K3리그 출신 선수도 주전 멤버에 포함돼 있다. A대표들이 즐비한 울산 현대와 전북 현대가 아니다보니 부족한 부분을 감독의 전술과 전략으로 메울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김 감독의 노력 덕분에 포항은 전력 이상의 공격축구를 구사하고 있다. 순위표가 말해준다. 7경기를 치른 현재 4위(3승2무2패·승점 11)에 랭크돼 있다. 2위 인천, 3위 제주와는 각각 승점 3점과 1점 차다. 언제든지 뒤집을 수 있는 사정권에 자리잡고 있다.

심리적 부담을 극복한 결과다. 포항은 포항스틸야드 전광판과 클럽하우스 개보수 공사를 위해 개막 이후 6경기 동안 원정 경기만 치러야 했다. 지난 3일 FC서울전에서 개막 이후 첫 홈 경기를 펼쳤다.

이날 김 감독은 전력에 딱 맞는 축구를 포항스틸야드에 들어찬 5815명에게 선보였다. 전반에는 강력한 압박과 중원-수비진의 빈틈없는 조직력으로 FC서울에게 볼점유율에서 29%-71%로 뒤졌음에도 숨쉴 틈을 허용하지 않았다. 오히려 빠른 역습을 통해 전반 17분 '포항 메시' 이광혁의 선제골로 앞서갔다.

후반에도 잠그지 않았다. 아킬레스건으로 지난 시즌을 통째로 날린 이광혁을 관리해주기 위해 후반 시작하자마자 공격수 정재희로 교체했고, 후반 10분 임상협 대신 완델손, 후반 27분 허벅지 타박상을 한 이승모 대신 '라인 브레이커' 김승대를 투입했다.


아쉽게 후반 35분 페널티킥 동점골을 내주면서 1대1로 비겼다. 그러나 경기가 끝난 뒤 김 감독의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냈다. "멋진 경기였다"고 운을 뗀 뒤 "울산전 패배 이후 많은 것을 준비했다. 선수들은 내가 원하는대로 경기를 해줬다. 골 결정력은 고쳐나가야 한다. 다만 계속 전방에서 압박하고 상대를 어렵게 만드는 재미있는 축구를 할 것이다. 관중들에게 좋은 축구를 보여줬다. 승패를 떠나 앞으로도 공격적으로 축구를 하겠다"고 선언했다.


포항 스틸러스 김승대. 사진제공=프로축구연맹
김 감독이 추구하는 축구는 더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100% 몸 상태가 아닌 선수들이 정상 궤도에 오르면 주전과 교체의 격차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김승대를 비롯해 완델손과 모세스가 정상 컨디션을 되찾으면 공격의 파괴력은 더 향상되기 마련이다.

여기에 신진호와 신광훈의 백업 이수빈의 활약도 고무적이다. 이날 경고누적으로 결장한 주장 신진호의 빈 자리를 완벽에 가깝게 메워줬다. 김 감독은 "경기 전 수빈이에게 '너는 능력이 있는 선수다. 23세 이하 대표팀에도 다녀오지 않았냐. 그 동안 기회를 못잡았고 보여줘야 한다. 각인시킬 수 있는 경기를 해야 한다. 희생적인 모습을 보여달라'고 주문했다"고 전했다.

김 감독은 포항 선수들을 '멀티형'으로 성장시키고 있다. 주전-비주전 격차가 크고, 객관적 전력이 떨어질 때 사용해야 하는 전략이다. 김 감독의 다양한 주문은 선수들에게 강한 동기부여가 되고 있다.

이광혁은 "감독님은 다재다능한 선수를 좋아하시는 것 같다. 선수로서는 복잡하기도 하지만 그것을 해야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다. 완성되면 더 높은 위치로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감독의 효율성 만점 축구에 포항스틸야드가 다시 용광로로 부활하고 있다. 포항=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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