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버스에 혼자 남거라" 불과 1년전 '유령'신세였던 손흥민 동료,입지 대반전 스토리

윤진만 기자

기사입력 2022-04-03 13:06 | 최종수정 2022-04-03 17:11


AF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측면 수비수 맷 도허티(30)는 안토니오 콘테 토트넘 감독이 부임하고 입지 대반전을 이룬 대표적인 선수다.

2020년 여름 1500만파운드에 울버햄턴에서 토트넘으로 이적한 도허티는 조제 무리뉴 전 감독이 이끌던 이적 첫 시즌 선발로 단 13경기에 뛰는 데 그쳤다. 무리뉴 후임인 누누 에스피리투 산투 감독 시절에도 외면을 받긴 매한가지였다. 그랬던 도허티는 콘테 감독 체제에서 최근 5경기 연속 선발출전하며 주전 자리를 꿰찼다. 1골 3도움을 기록하며 울버햄턴 시절의 퍼포먼스를 재현하고 있다.

도허티는 2일 '데일리메일'과 인터뷰에서 "울브스 시절 폼을 간신히 되찾았다. 모든 것이 잘 풀리고 있다"고 현 상태에 대한 만족감을 표했다. "맨유, 미들즈브러전 패배 이후에도 제외되지 않았다. 콘테 감독에게 보답하고, 팀이 승리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했다.

무리뉴 감독이 집권하던 1년 전까진 상상도 할 수 없는 일. 도허티는 지난해 3월에 벌어진 사건을 떠올렸다. 당시 토트넘은 아스널-디나모 자그레브(유로파리그)전에서 연패했다. 디나모 자그레브전에선 1차전 2골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탈락 고배를 마셨다. 무리뉴 감독은 그주 주말에 벌어진 애스턴빌라 원정에서 선수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어했다. 16살짜리 알피 데빈과 데인 스칼렛을 명단에 포함한 이유다. 도허티는 선수단과 함께 원정 버스길에 올랐지만, 버스에서 내릴 수 없었다. 9명의 교체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던 것이다!

도허티는 "버스에서 내리려는데 레들리 킹 당시 코치가 '코로나 방역수칙 때문에 스쿼드에 포함되지 않으면 라커룸으로 갈 수 없다. 버스에 머물러라'고 말했다"고 돌아봤다. "경기가 시작되고 관중석 입장은 허용됐다. 하지만 난 그냥 버스에 혼자 앉아있었다. 바로 A매치 데이가 열렸기 때문에 바로 차를 타고 떠날 수 있었지만, 경기장에 남아서 경기를 보기로 했다. 떠나는 건 프로답지 않다고 생각했다. 다시 생각해도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분명 유쾌한 일은 아니었다"고 했다.

전력 외 선수로 분류된 현실이 만족스러울 리 없었지만, 그렇다고 토트넘을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 없다고 도허티는 말했다. "솔직히 국가대표팀에 빨리 합류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훈련장에서 고개를 숙이거나, 이곳이 싫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다"고 했다. 기다리는 자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도허티는 그 기회를 잘 잡았다.

토트넘은 도허티가 선발출전한 최근 5경기에서 4승을 쓸어담았다. 탑4에 한걸음 다가섰다. 도허티는 시즌 도중 부임한 콘테 감독이 프리시즌까지 진행할 경우 팀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지켜보고 싶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무료로 보는 오늘의 운세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