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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시작일뿐' 11년만의 K리그 복귀전, 구자철의 위용은 이제부터 피어난다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22-04-03 16:34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후반 43분 투입 그리고 추가시간까지 합쳐 5분에 불과했던 출전 시간. 제주 유나이티드로 돌아온 구자철이 11년 만의 K리그 복귀전에서 남긴 기록이다.

구자철은 지난 2일 홈구장인 제주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2' 7라운드 대구FC와의 홈경기, 0-0으로 맞선 후반 43분 스트라이커 주민규와 교체돼 그라운드를 밟았다. 구자철의 이름이 장내 아나운서에 의해 호명되자 홈팬들은 열광했다. 하지만 워낙 늦은 시간에 투입된 탓에 구자철이 그라운드를 밟은 건 5분이 전부였다. 뭘 해보기에는 부족하기만 한 시간이다.

좀 더 오래, 그리고 더 화려한 그의 모습을 보고 싶었던 팬들에게는 아쉽기만 했을 것이다. 하지만 '첫 술'에 배부를 순 없는 법. 존재감을 그라운드에 펼쳐 보인 것 하나만으로도 구자철의 복귀전 5분 활약이 지닌 의미를 설명하기에는 충분하다.

애초부터 제주 남기일 감독이 후반 43분에야 구자철을 투입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구자철의 몸 상태가 이만큼 올라왔다는 것. 그리고 이날 출전을 시작으로 앞으로 얼마든지, 또 어떤 자리에서든지 쓸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하기 위한 시험 투입이었다.

구자철은 올 시즌 제주의 확실한 흥행 카드이자 팀 전술의 핵심 변수다. 당초 남기일 감독의 2022시즌 전략 구상 속에 구자철의 존재는 포함돼 있지 않았다. 그러나 구자철이 지난 2월 말 K리그 개막에 발맞춰 전격적으로 친정팀 제주로 복귀를 결정<스포츠조선 2월20일 단독보도>하면서 제주의 전략 노트에 새로운 요소들이 추가되게 됐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그러나 마냥 낙관만 할 수는 없었다. 구자철은 전 소속팀 카타르 알 코르에서 제대로 뛰지 못했다. 그래서 곧바로 실전에 투입하기보다는 적응이 필요했다. 물론 새로 바뀐 제주의 팀 전술을 익힐 시간도 필요했다. 지난 2월말 입국해 자가격리 등을 거친 구자철은 3월 6일 공식 입단 기자회견을 하면서 본격적으로 제주 적응을 시작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구자철의 본격적인 실전 투입 시점은 미정이었다. 구자철의 몸 상태가 어느 정도로 빠르게 올라오는 지도 봐야 했고, 동시에 팀 전술에서 어떤 역할을 맡겨야 할 지도 결정해야 했다. 구자철은 하루 빨리 실전이 가능하도록 몸상태를 만들기 위해 구슬땀을 흘려야 했고, 남 감독은 그런 구자철을 어떻게 활용해야 좋을 지 고민하느라 밤을 지새웠다.

다행히 구자철의 몸상태는 순조롭게 올라왔다. 단 5분이라도 공식 기자회견 이후 채 한달이 안된 시점에 실전에 나왔다는 건 그만큼 구자철과 제주 구단 모두 빠른 복귀전을 위해 전력 투구를 했다는 뜻이다.


일단 첫 단추는 순조롭게 맞춰졌다. 남 감독 역시 "구자철이 팀에 잘 녹아들고 있다. 앞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더 잘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며 '5분 복귀전'에 대한 만족감을 표시했다. 구자철이 본격적으로 K리그 무대를 휘저을 날이 조만간 다가올 듯 하다. 시간은 구자철과 제주의 편이다. 지금과 같이 흘러가면 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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