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영광'의 도전, 최다 출장 역대 2위 노린다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20-12-28 16:51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도전의 과정은 늘 고난의 연속이다. 하지만 그 과정을 인내하고 즐긴다면, 마침내 영광스러운 결실을 맛볼 수 있다.

K리그를 대표하는 베테랑 골키퍼 김영광(37)이 걸어온 축구 인생이 바로 그렇다. 이름에서 빛나는 '영광'을 위해 그는 계속 도전했다. 그리고 그 도전이 또 다른 결실로 이어져 2021년에도 계속된다. 인내가 또 다른 기회로 이어지고, 그 기회가 새로운 영광을 불러오는 긍정적인 선순환이 일어났다.

성남 구단은 크리스마스 이브였던 지난 24일 골키퍼 김영광과의 재계약을 발표했다. 흔한 재계약 발표처럼 보이지만, 내용을 알고보면 김영광의 도전의 결실이라고 평가할 만 하다. 사실 김영광은 올 시즌 K리거 자격 유지여부도 불투명했다. 올해 초 K리그2 서울 이랜드를 떠나 자칫 야인이 될 뻔했기 때문이다. 만 37세의 나이에 이랜드에서 최근 몇 년간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에 그에 대한 수요가 거의 없었다.

하지만 김영광은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과거 자신이 전남 드래곤즈 신인이었을 때 팀의 간판 스타였던 김남일 성남FC 감독을 찾아갔다. 물론 입단을 무작정 청탁하기 위한 건 아니었다. 그저 남들과 동등한 기회를 줄 것만 요청했다. 결국 김영광은 약 3주에 걸쳐 다른 후보들과 똑같이 입단 테스트를 했다. 그 결과 성남 입단이 결정됐다. 김영광은 자신에게 다시 기회를 준 구단에게 연봉을 백지위임했다. 얼마 남지 않은 현역 생활을 임팩트 있게 마무리하려는 의지가 엿보였다.

노력의 시간은 힘겨웠지만, 그 시간은 결코 헛되지 않았다. 김영광은 성남의 주전 골키퍼 자리를 꿰찼고, 결국 올해 27경기 중 23경기에서 골문을 지켰다. 23경기에서 33실점, 경기당 1.43의 실점률. 빼어난 성적이라고 평가하긴 힘들다. 하지만 성남의 약한 수비력에 의해 늘어난 실점도 감안할 필요가 있다. 분명 김영광의 움직임 자체는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 결과 김영광은 2021시즌에도 성남에서 안정적으로 현역생활을 이어가게 됐다. 입단 테스트를 준비해야 했던 1년 전과는 입장이 천지차이로 바뀐 셈이다. 김영광은 "그저 구단과 코칭스태프에게 감사할 따름"이라며 "동계 시즌을 잘 준비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하루하루 후회 없는 마음으로 경기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김영광에게 2021시즌은 더욱 특별하다. 외부 변수가 있지만, 어쩌면 이동국을 넘어 현역 최다출장 경기 기록을 달성할 수도 있기 때문. 현재 김영광은 518경기 출장기록을 갖고 있다. K리그 역대 4위이자 현역 1위다. 3위 최은성(532경기)과는 14경기, 2위 이동국(548경기)과는 30경기 차이가 난다.

만약 2021시즌이 코로나19의 영향을 받지 않고 이전처럼 치러진다면, 그리고 김영광이 건재함을 유지한다면 30경기 차이는 따라잡을 수 있다. 하지만 올해처럼 경기수가 축소된다면 불가능하다. 어쨌든 가시권에 있는 격차라고 볼 수 있다. 김영광은 그래서 안주하지 않고 또 뛴다. 새로운 도전으로 또 다른 '영광'을 노린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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