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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내년 광주-서울전은 볼 만하겠네."
"오늘의 동지는 내일의 적, 세상사 돌고 돈다는 말이 틀리지 않는다"는 촌평도 나왔다.
광주 구단은 이날 2021시즌을 맞아 쇄신안을 내놓으면서 최만희 전 부산 대표이사를 신임 대표이사로, 김호영 전 FC서울 감독대행을 감독으로 선임했다.
광주의 새로운 체제 출범으로 인해 K리그에 묘한 역학관계도 새로 생길 전망이다. 광주와 서울의 신흥 라이벌 구도다.
먼저 구단은 박진섭 감독이 서울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생긴 서운한 감정을 여전히 안고 있다. 서울이 2020시즌 막판에 광주 소속이던 박 감독과 접촉하면서 광주 구단을 '패싱'한 것 때문에 상도의에 어긋났다는 서운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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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여곡절 끝에 광주 구단은 박 감독과 아름답게 이별하는 것으로 결론 내렸지만, 서울 구단으로부터는 임기 중인 감독을 빼내간 것에 대해 아무런 해명을 듣지 못했다고 한다. 이런 가운데 새판을 짜고 보니 의도한 것도 아닌데 '서울'과의 즐겁지 않은 인연이 또 얽히게 됐다.
서울의 감독대행을 지냈던 김 감독은 지난 9월 석연치 않게 서울을 떠났다. 당시 김 감독대행은 최용수 감독이 사퇴한 이후 위기에 빠졌던 팀을 추스르면서 시즌 막판 4승3무2패를 기록하며 서울의 1부리그 잔류를 확정지었다.
하지만 정식 감독으로의 승격 등 향후 거취를 두고 구단 측과 틀어지면서 9월 24일 오전까지 정상적으로 팀 훈련을 지휘했다가 오후에 돌연 짐을 싸서 떠났다. 누가 봐도 매끄럽지 못한 '사령탑 퇴진 장면'이 연출되자 의혹들이 쏟아지기도 했다. 당시 김 감독대행은 "나중에 (사퇴 사정에 대해)얘기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말을 아꼈지만 서운한 감정을 감추지 않았다.
그렇게 떠난 김 감독대행의 빈자리를 박 감독이 채우면서 광주와 서울이 감독을 서로 바꾼 형국이 됐다.
최 대표는 광주 초대 감독을 지내다가 2012년 성적 부진으로 사퇴한 뒤 다시 고향팀으로 돌아와 새출발을 꿈꾸게 됐다. 최 대표는 2018년 서울과의 악연을 잊을 수 없다. 2016년 말부터 부산 아이파크의 대표이사를 맡아 1부리그 복귀의 중책을 맡고 있을 때다. 부산은 1부리그 승격 코 앞까지 갔다가 서울에 막혔다. 승강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1대3으로 패한 뒤 2차전에서 1대1로 비기면서 분루를 삼켰다.
이후 최 대표는 당시 최윤겸 감독과 함께 승격 실패에 따른 책임을 지고 동반 사퇴해야 했다.
이처럼 상대가 서울이라면 눈빛이 달라질 수밖에 없는 인물들이 광주에 모두 보였다. 내년 시즌 새로운 라이벌 구도 등장에 흥미도 높아질 전망이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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