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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벌써 잊었어요. '이런게 축구구나'하고 다시 느꼈습니다."
확실히 경기를 매조지할 기회가 있었다. 설 감독의 교체카드에 아쉬움을 드러내는 목소리가 많았다. 설 감독은 베테랑 대신 신예들을 넣었고, 이 선수들은 경험 부족을 드러냈다. 결국 페널티킥도 여기서 내줬다. 설 감독은 "어떻게든 지켜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때 (김)형원이가 떠오르더라. 형원이가 헤딩이 좋다. 상대가 계속 롱킥을 하는 상황이었고, 우리는 막아야 했다. 후회는 없다. 다시 해도 형원이를 넣었을 것 같다"며 "물론 결과적으로는 내 미스다. 이런 부분까지 다 세밀하게 준비했어야 하는데 아직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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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감독이 아쉬움을 빨리 털어낼 수 있었던 이유, 수원FC전에서 보여준 희망 때문이었다. 설 감독은 "전술, 전술 하면서도 내심 불안감도 있었다. 아무리 좋은 전술을 만들어도, 그라운드에서 보여주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 시즌 내내 나만의, 좋은 축구를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데, 잘 될 수 있다는 희망을 봤다. 내년에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자신감도 얻었다"고 했다. 설 감독은 인터뷰 내내 "올 시즌 많이 배웠다"는 말을 반복했다. 그는 "물론 결과를 내야 하는 자리지만, 이를 위해서는 배울건 배워야 한다. 대학에서 감독을 하기는 했지만, 프로에서 한 시즌을 온전히 보낸 적이 없다. 시즌을 운영하는 방법, 선수들과의 관계, 다루는 방법 등을 직접 부딪히면서 배웠다. 내년 시즌 더 잘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었다"고 했다.
설 감독은 내년 시즌을 위해 일찌감치 선수단 정비에 들어갔다. 설 감독은 "지난 시즌 백성동 장혁진 황일수 등 내가 요청한 선수들이 영입되기는 했지만, 기존 선수들은 솔직히 파악하는데 시간이 좀 걸렸다"며 "올 겨울은 처음부터 내가 원하는 판을 짤 생각이다. 이제 기존 선수들은 내 전술이 무엇인지 숙지하고 있는 만큼, 취약 포지션에 대한 보강을 하고 있다. 특히 우리가 올 시즌 외국인 선수로 재미를 보지 못했다. 우리가 국내 선수가 좋다고 해도, 결국 마무리는 외국인 선수 쪽에서 나와야 한다. 내년 시즌에는 내 스타일로 구성이 될 것 같다"고 했다.
물론 다음 시즌은 더 힘든 승격전쟁이 예상된다. 강등된 김천 상무, 부산 아이파크, 2부에서 절치부심할 대전 하나시티즌, 서울 이랜드, 전남 드래곤즈 등 올 시즌 이상의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하지만 설 감독은 자신 있는 모습이었다. 그는 "올 시즌도 역대급이라 했는데 마지막까지 갔다. 만족하지 못한 수준으로, 여기까지 갔다는 건 나한테도 큰 경험이다. 성장하려면 쉬운 곳보다는 치열한 곳이 좋다"며 "마지막의 아쉬움이 다음 시즌 웃음으로 돌아올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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