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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병준 버저비터' 수원FC, 경남 넘고 5년만의 '승격'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20-11-29 17:06



[수원=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후반 추가시간, 모두가 안병준의 발끝을 바라봤다. 발끝을 떠난 공은 경남의 골망을 흔들었고, 그대로 경기는 끝이 났다. 수원FC가 5년만의 K리그1(1부리그) 복귀에 성공했다.

수원FC는 29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경남FC와의 '하나원큐 K리그2 2020' 플레이오프(PO)에서 후반 추가시간 VAR로 얻은 페널티킥을 안병준이 성공시키며 1대1로 비겼다. 무승부시 정규리그 우선 순위팀에게 어드밴티지를 주는 K리그 규정에 따라 수원FC가 극적으로 승격을 확정지었다. 2016년 승격해, 그 해 바로 강등된 수원FC는 5년만에 다시 한번 1부행을 확정지었다. 반면 대전과의 준PO를 넘고 PO까지 오른 경남은 90분 동안 승격티켓을 잡았지만,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하고 무릎을 꿇었다.

수원FC 입장에서 대단히 유리한 경기였다. 일단 비기기만 해도 승격을 확정지었다. 상대 경남은 21일부터 29일까지 세 경기를 치르는 강행군으로 체력적 부담감도 큰데다, '허리의 핵' 정 혁과 '주전 수비수' 배승진이 경고 누적으로 나올 수 없었다. 무엇보다 수원FC는 경남에 강했다. 올 시즌 3차례 맞대결을 모두 이겼다. 설기현 경남 감독이 "수원FC가 1부리그에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고 상대팀 감독으로는 이례적인 말을 했을 정도.

하지만 경기는 예상과 다르게 흘러갔다. 경남이 초반부터 수원FC를 강하게 밀어붙였다. 네게바를 선발로 투입한 설 감독의 승부수가 통했다. 네게바는 이날 왼쪽에서 활발한 돌파와 크로스로 공격의 활로를 뚫었다. 수원FC는 3주간 휴식으로 경기 감각이 확연히 떨어졌다. 결국 선제골을 내줬다. 전반 27분 백성동의 프리킥을 상대 수비가 걷어낸고, 이를 최 준이 지체없이 오른발슛으로 연결했다. 이 볼은 수원FC 수비를 맞고 그대로 골문으로 빨려들어갔다.

당황한 수원FC는 전반 29분 한정우를 빼고 라스를 투입하는 등 총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떨어진 감각은 돌아오지 않았다. 좋았을때 파괴력 있는 수원FC의 모습이 나오지 않았다. 김도균 수원FC 감독은 후반 정선호 박세진을 연이어 넣으며 동점골을 위해 사력을 다했다. 하지만 경남의 수비는 견고했다. 시즌 내내 불안했던 경남의 수비는 이날 엄청난 집중력을 보이며 수원FC의 공격을 막아냈다. 경남의 승격이 눈앞에 있던 후반 추가시간, 분위기가 요동쳤다.

수원FC가 왼쪽에서 크로스를 올렸고, 정선호가 넘어졌다. 수원FC 선수들은 항의 했고, 경기를 진행시키던 주심은 VAR과 교신 후 온필드리뷰를 이어갔다. 주심의 선택은 페널티킥이었다. 경기 내낸 부진했던 수원FC는 마지막 한방으로 승부를 바꿀 기회를 얻었다. 득점왕 안병준이 키커로 나섰고, 이를 성공시켰다. 바로 휘슬이 울렸고, 버저비터로 수원FC가 승격을 확정지었다.

제주 유나이티드, 대전 하나시티즌, 경남 등 K리그1 급 스쿼드를 가진 팀들의 역대급 승격전쟁 속 수원FC는 다크호스로 평가받았다. 잘해야 4~5위권이라고 했다. 하지만 김도균 감독의 초보 답지 않은 지도력을 바탕으로 초반부터 순항한 수원FC는 2위로 PO 진출에 성공했고, PO에서 극적인 마무리를 하며 승격까지 성공했다. 5년만의 승격으로 닫혔던 '수원 더비'의 문도 다시 열었다.


수원=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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