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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마치 가까운 사람이 떠난 것처럼 먹먹하네요."
두 번의 월드컵, 공교롭게도 그날 현장에 모두 허 이사장이 있었다. 허 이사장은 1986년 대회에서 마라도나의 마크맨으로 치열한 대결을 펼쳤고, 2010년 대회에서는 감독으로 지략대결을 펼쳤다. 모두 마라도나의 존재를 넘지 못했다. 허 이사장은 "아침에 소식을 듣고 기분이 묘하더라. 마치 가까운 사람이 떠난 것처럼 먹먹하더라. 요한 크루이프가 세상을 떠났을때와는 또 다른 기분"이라고 했다. 허 이사장은 마라도나를 '태양'에 비유했다. 허 이사장은 "마라도나는 태양이었다. 가장 강렬한 빛을 갖고 있었다. 그에 비하면 나는 '반딧불' 수준"이라며 "그 정도로 강력한 영향력과 능력을 가진 축구인이 또 나타날 수 있을까 생각이 들 정도"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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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이사장은 리오넬 메시와 비교를 부탁하자, "비교 불가"라고 했다. 그는 "서로 다른 장점이 있다. 아무래도 파워에서는 마라도나가 앞서고, 골문 앞에서의 세밀함은 메시가 앞선다. 두 선수 다 엄청난 천재고, 그런 선수들을 상대하고, 분석하고 지켜봤다는 것은 나의 행운"이라고 했다.
허 이사장과 마라도나는 2017년 다시 만났다. 마라도나가 U-20 월드컵 조추첨을 위해 내한, 허 이사장과 인사를 나눴다. 허 이사장은 "그때부터 마라도나의 몸이 좋지 않은 것처럼 보였다. 대화도 잠시 나눴는데, 정신적으로 흐트러졌다는 인상을 받았다"며 "그 만남이 결국 마지막이 됐다"고 안타까워했다. 마라도나는 선수시절부터 약물 스캔들이 끊이지 않았다. 1994년 미국월드컵 중 도핑 테스트에서 적발돼 대회 도중 팀에서 하차하기도 했다. 은퇴 후에도 마약, 약물, 음주 등으로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았고,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나기 전 뇌수술을 받기도 했다. 허 이사장은 "누구보다 존중받아야 할 축구인이다. 그는 떠나면서도 선수들에게 몸관리를 잘해야 한다는 교훈을 준 것 같다"고 말을 맺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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