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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오랜만에 만난 홈팬들에게 선물한 승리.
하지만 대구 선수들에게는 승리가 꼭 필요했다. 이 경기가 이번 시즌 마지막 홈경기였기 때문. 대구의 다음주 마지막 일정은 전북 원정이다. 공교롭게도 이 경기를 앞두고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1단계로 완화되며 관중 입장이 허용됐다. 지난 시즌 새 홈구장 DGB대구은행파크 개장과 함께 인기팀으로 부상한 대구는 포항전 역시 티켓 오픈이 되자마자 3030석의 티켓을 모두 팔아치웠다. 그동안 대구 축구에 갈증을 느꼈던 팬들이 잊지 않고 경기장을 찾아준 것이다. 올시즌 대구 축구를 현장에서 직접 볼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다.
대구 입장에서는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는 좋은 무대였다. 리그 5위로 처음 목표했던 성적은 어느정도 달성했지만, 지난 8월 딱 두 번 관중 입장이 허용됐던 홈경기에서 모두 패했다. 8월8일 전북 현대전과 8월16일 인천 유나이티드전에서 모두 진 후 또 오랜 기간 홈팬들을 만날 수 없었다. 또, 역대 최고 성적 4위까지 노렸지만 직전 상주 상무전에서 패하며 팬들을 아쉽게 했다. 프로 선수가 동기부여를 이유로 100% 최선을 다하지 못하는 것만큼, 팬들을 실망시키는 일은 없다. 그렇기에 대구는 마지막 홈경기에서 꼭 승리를 선물하자고 결의를 했다.
후반에는 양팀 선수들의 신경전까지 더해졌다. 후반 대구 데얀이 다시 앞서나가는 골을 터뜨리자, 후반 39분 포항 일류첸코가 동점골을 다시 뽑아냈다. 대구팬들의 야유를 받던 일류첸코는 관중들을 향해 귀를 갖다대는 세리머니를 하며 경기장을 뛰어 분위기를 후끈 달아오르게 했다.
그렇게 아쉬운 홈 경기 마무리를 할 뻔한 대구였는데, 대구에는 스타 세징야가 있었다. 세징야는 동점골을 허용하고 1분이 지나기도 전, 천금의 결승골을 성공시켰다. 경기장 분위기는 절정으로 치달았고, 그동안 세리머니도 제대로 못했던 선수들은 모처럼 만에 관중들과 호흡하며 기쁨을 만끽했다.
대구 이병근 감독대행은 "지금까지 잘해왔는데, 마지막 마무리를 못하면 안된다고 생각했다. 선수들에게 홈팬들 앞에서 어떻게든 이기자고 얘기했는데, 결과가 좋게 나와 고맙다"는 소감을 밝혔다. 패장 김기동 감독도 "우리가 졌지만, 팬들이 보시기에 재밌는 경기를 했다고 생각한다"는 코멘트를 남겼다.
대구=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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