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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흔들렸던 계획, 마지막은 함박웃음.
현 상황을 냉정히 바라볼 필요가 있었다. 포항은 올 시즌을 앞두고 '2021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진출'을 목표로 내세웠다. ACL에 나설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 K리그 상위 3개 팀 안에 들거나 FA컵 우승을 하는 것이다.
포항은 종전까지 리그 21경기에서 승점 35점을 쌓으며 일찌감치 파이널A 진출을 확정지었다. 군 팀 특성상 ACL에 진출할 수 없는 상주 변수까지 포함, 포항의 ACL 티켓 획득 가능성은 결코 낮지 않았다. 하지만 아직 장담할 수는 없었다. 파이널 라운드 5경기 결과에 따라 순위는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포항의 선택은 FA컵 집중이었다. 포항은 23일 열리는 울산 현대와의 FA컵 4강을 앞두고 일부 로테이션을 단행했다. 일류첸코와 최영준은 경고 누적으로 제외됐다. 송민규 김광석은 체력 안배 차원에서 벤치 대기했다.
경기 시작을 알리는 휘슬이 울렸다. 포항은 로테이션 속에서도 결코 물러서지 않았다. 팔로세비치가 전반에만 2골을 몰아넣으며 2-0 리드를 잡았다.
변수가 발생했다. 전반 38분 포항의 전민광이 거친 태클로 레드카드를 받은 것. 전민광은 상주 오현규의 드리블을 막는 과정에서 파울을 범했다. 심판은 비디오 판독(VAR) 후 퇴장을 선언했다. 수적 우위의 상주는 포항을 거세게 몰아 붙였다.
수적 열세에 놓인 포항. 상주는 틈을 놓치지 않았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교체 카드를 활용해 공격력을 강화했다. 두 팀은 난타전 끝에 3-3으로 경기가 마무리되는 듯했다.
경기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었다. 포항은 경기 종료 직전 팔로세비치의 해트트릭 극장골로 4대3 승리를 거머쥐었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는 동시에 선수들이 펄쩍 뛰며 환호했다. 이날 승리로 5경기 무패행진을 달린 포항은 상주와 승점 38점으로 어깨를 나란히 했다. 다득점에서 앞선 포항(41골)이 상주(29골)를 밀어내고 3위로 한 단계 점프했다.
경기 뒤 김 감독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승점 3점을 가지고 온 것에 대해 선수들에게 고맙다. FA컵을 준비하고 있다. 퇴장이 나오면서 계획이 틀어졌다. 생갭다 일부 선수가 많은 시간을 뛰었다. 시간은 많지 않지만 FA컵을 잘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포항=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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