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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주환 기자]해를 거듭할수록 K리그 유스팀(고교팀)의 우수성이 드러나고 있다. 우수 자원들의 다수가 K리그팀 산하 유스팀으로 몰리고 있다. 전국 단위 토너먼트 대회에서 K리그 유스팀들이 정상에 오르는 비율이 매우 높게 나타나고 있다. 일반 학원팀들은 갈수록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유망주들의 최종 목표는 프로 선수와 국가대표가 되는 것이다. K리그 유스팀은 그 지름길이라는 게 학부모들 사이에서 자리잡아가고 있다. 물론 치열한 경쟁 속에서 생존하는 게 쉽지 않고, 또 대학 진학 등을 고려해 신중하게 판단할 필요도 있다"고 말한다.
K리그 유스팀의 이런 성장은 하루 아침에 이뤄진 게 아니다. 한국프로축구연맹과 K리그 1~2부 22팀이 한국 축구의 미래를 위해 10년 이상 투자를 이어온 중간 결과이며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미래 먹거리를 위해 당장 빛을 보지 못하는 어린 꿈나무들에게 투자해야 한다는 걸 모르는 구단 경영자와 축구인들은 없었다. 하지만 불과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K리그의 만연한 분위기는 당장 눈앞에 닥친 대회에서 우승하는 걸 지상 과제로 삼았다. 평균 재임 기간이 채 2년이 되지 않았던 시도민 구단 경영진들은 긴 투자로 빛을 볼 수 있는 유스팀 지원에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그런 분위기를 바꾼 게 프로축구연맹과 포항 스틸러스, 울산 현대 같은 선구자 구단들이다. K리그 모든 구단에 유소년 시스템을 의무화한 게 2008년이다. 그리고 K리그 주니어(U18)리그를 출범했다. 신생 창단팀에도 산하 유스팀 창단을 필수요건으로 했다. 현재에만 매달리지 말고 미래를 위한 투자도 함께 하면서 다같이 K리그 판을 키우자는 취지였다. 유소년 지도자들을 해외 연수도 보냈고, 유소년 클럽 시스템 운영 세칙도 만들었고, 2015년부터는 하계 유스 챔피언십대회까지 시작했다. 경기영상 분석 시스템을 도입했고, 유스 트러스트(유소년 클럽 평가 인증제)도 해봤다. 그렇게 10년 이상을 꾸준히 하자 '밭'의 토양이 좋아지고 그 곳에서 쓸만한 '열매' 즉 유망주들이 하나둘 나오고 있다. 최근 연령별 국가대표팀들이 국제대회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사례를 보면 K리그 유스 출신들이 팀의 상당수를 이룬다. 작년 폴란드 국제축구연맹 U-20 월드컵 준우승 주역 21명 중 12명이 K리그 유스 또는 소속이었다. K리그 내 유스 출신 비중도 증가세다. 2018년 209명이었고, 작년 244명, 올해는 250명까지 늘었다.
프로연맹은 유망주들의 K리그 내 빠른 정착을 위해 U-22 의무 출전 제도를 2015년부터 U-23 룰에서 바꿔 적용하고 있다. 또 재능있는 선수들을 빨리 K리그에 데뷔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준프로계약 제도까지 도입했다. K리그 유스팀 선수이며 실력만 좋다면 K리그 공식 경기에 출전하면서 유소년 클럽 대회에도 출전할 수 있도록 했다. 오현규(상주) 권혁규(부산) 등이 그런 사례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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