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매치?' 우려했던 대로 '극과 극 매치'였다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20-07-27 05:30


2020 K리그1 전북 현대와 FC서울의 13라운드 경기가 2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전북 구스타보가 이적 후 첫 골을 넣은 뒤 모라이스 감독과 포옹을 하고 있다. 전주=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0.07.26/

[전주=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전설매치'는 우려했던 대로 싱거웠다. 전북 현대의 압도적인 승리로 또 끝났다.

전북은 2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하나원큐 K리그1 2020' 13라운드 FC서울과의 홈경기서 3대0으로 크게 이겼다.

승리를 향한 간절함에서 두 팀은 별 차이가 없었다. 전북은 최근 3경기 2무1패로 주춤하면서 선두 울산(승점 32)에 승점 6점 차로 벌어진 상황이었다. FC서울은 1무 뒤 2연패에 빠진 터라 연패 탈출이 시급했다.

하지만 경기 전 분위기나 객관적 전력에서는 차이가 컸다. 선수 엔트리 명단에서부터 확연했다. 전북은 여름 이적시장에서 새로 영입한 외국인 공격수 구스타보, 바로우를 비롯 무릴로를 대기 명단에 올렸다. 대신 조규성을 톱으로 쿠니모토-김보경-이승기-한교원이 받치는 국내파 위주의 전형으로 발톱을 감추는 모습.

반면 FC서울은 종전보다 오히려 약화된 명단을 냈다. 아드리아노-조영욱이 투톱을 형성하고 박주영이 벤치 대기했다. 여름 이적시장에서 페시치의 대체 선수를 영입하지 않았기에 전북 명단보다 훨씬 허전해보였다.

수비라인은 암울했다. 공-수의 핵심 오스마르를 비롯해 중앙 수비 윤영선 김남춘이 부상으로 인해 모두 빠졌다. 최근 부상 회복 후 팀 훈련에 합류한 황현수가 대기 명단에 이름만 올렸다. 궁여지책으로 김주성-정현철-김원식이 3백을 형성했다. 화제 속에 영입했던 기성용은 부상 후 경기감각 회복을 위해 8월 중순 이후나 돼야 출전 가능했다. 한승규마저 전북에서 임대된 까닭에 기용할 수 없었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FC서울은 객관적인 전력의 열세로 인해 초반부터 내려서야 했다. 역습에 의존했지만 공격 숫자가 적어 스피드를 살리지 못했고, 패스워크도 정교하지 못했다.

전북은 상대적으로 여유있게 활발한 측면 공략으로 FC서울을 괴롭혔다. FC서울의 불안한 수비는 전반 12분 실점으로 이어졌다. 쿠니모토가 왼쪽 측면 침투 뒤 크로스한 것을 FC서울 골키퍼 양한빈이 쳐냈지만 한교원의 왼발에 걸렸다. FC서울 수비진은 전북 팀 내 최다공격포인트(6골-4도움)를 기록한 한교원을 무방비로 놓쳤다.


후반 44분에는 이 용이 골라인 깊숙히 침투해 상대 수비를 흔들어 놓은 뒤 뒤로 슬쩍 빼준 것을 이승기가 논스톱 슈팅으로 골망을 또 흔들었다.

2-0으로 앞서며 기선을 잡은 전북은 후반 시작과 함께 조규성 대신 신입 용병 구스타보를 투입하며 FC서울을 주눅들게 만들었다. 1m89의 높이를 보유한 구스타보는 K리그 데뷔전을 의식한 듯 적극적인 움직임으로 상대를 더 힘들게 했다.

결국 FC서울은 구스타보 데뷔골의 희생양이 됐다. 후반 17분 이승기가 오른 측면에서 크로스를 올려주자 헤더로 골을 만들었다. 큰 키에 가공할 만한 점프력으로 훌쩍 뛰어오른 게 눈길을 끌 만했다. 타점이 너무 높은 나머지 FC서울 수비는 속수무책이었다.

일찌감치 승리를 확정지은 전북은 23분 또다른 신입 용병 바로우까지 투입했다. 두 용병의 경기감각을 조율하기 위한 선수 운용이었지만 FC서울에겐 가혹했다. 공격력을 오히려 강화한 전북을 방어해야 했던 FC서울은 빌드업도, 역습도 자신 있게 펼쳐나갈 수 없었다. 후반 37분 전북이 김보경 대신 무릴로까지 투입하며 외국인 선수 4명(쿠니모토 포함)을 꽉 채웠을 때 FC서울은 어찌할 도리가 없어보였다.

과거 한때 라이벌로 통했던 전북과 FC서울. 이날 경기는 여름 이적시장에서 극과 극 보강을 했던 현주소를 보여주는 한판이었다.
전주=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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