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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우리 아이들은 어떻게 합니까." 현장의 울부짖음이 거세다. 최근 학원 축구계가 발칵 뒤집혔다.
고3 선수들에게 전국대회는 진학을 위한 마지막 사다리다. 프로 유스팀들에 지원과 관심이 쏠리며 소외 당하고 있는 일반 학교팀들 입장에서는 더욱 절실한 무대다. 대학 입학을 위해서는 '전국대회 8강 혹은 4강 이상의 성적'이 충족돼야 한다. 이를 위해 구슬땀을 흘려온 고3 선수들, 하지만 대회 취소가 현실이 될 경우 기회 자체가 원천 봉쇄된다. 고교 축구계에 비상이 걸린 이유다.
현장에서는 당연히 반발의 목소리가 크다. 한 고교 감독은 "안전 문제는 백번 이해한다. 그렇다 하더라도 현장과 어떤 대화도 없이, 이런 결정을 내린다는 게 이해할 수가 없다. 그나마 취소 여부도 아직 통보받지 못하고 다른 데서 들었다"고 허탈해 했다. 또 다른 교교 감독은 "학부형들과 긴급 회동을 했다. 지금이라도 공부를 시켜야 하는 게 아니냐는 말씀을 하신다. 우리도 대응책을 찾고 있지만 쉽지 않다는 게 답답하다"고 했다.
토너먼트에만 금지 잣대를 들이대는 것도 형평성 위반이라는 게 현장의 주장이다. B고교 감독은 "토너먼트만 안 된다고 한다. 이해할 수가 없다. 최근 U-19 대표팀도 소집을 했고, 지도자 강습회도 한다. 사람이 모이는 행사다. 협회 사업은 진행하면서 산하 연맹 대회는 위험하다고 열지 않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했다. 실제 협회는 다음달부터 주말리그 재개를 준비 중이다.
협회도 할 말은 있다. 안전이 우선이라는 것이다. 전국 모든 팀들이 참가하는 전국대회는 타 종목과 비교해 규모 자체가 다르다. 지도자, 학생 선수, 여기에 학부모까지 모이면 대규모 인원이 한꺼번에 몰리게 된다. 협회 관계자는 "프로 선수들도 아닌 만큼 관리가 쉽지 않다. 여기서 축구로 인해 코로나가 확산될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주말리그의 경우, 학교별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진행돼 방역에 대한 부담이 덜하다"고 했다. 이어 "고3 선수들의 우려를 모르는 바가 아니다. 다양한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했다.
일단 협회는 기존의 전국대회 대신 주말 리그 성적을 바탕으로 대학 입시 요강을 마련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이 역시 현실에 맞지 않다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C고교 감독은 "주말리그는 권역별로 진행된다. 권역별로 수준 차가 좀 있다. 특목고 1등과 일반고 1등을 어떻게 같이 둘 수 있나"고 했다. D고교 감독은 "우리도 모두가 만족시킬 만한 방안은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안전에 대한 중요성도 알고 있다. 방역이 문제라면 학부모들 동행 금지, 엔트리 최소화, 동선 관리 등 방법을 통해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다. 일단 머리를 맞대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협회는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 현장의 불만도 잘 알고 있다"며 "최대한 피해가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최종 대회 취소 여부는 23일 축구협회 임원회의와 향후 이사회 등을 열어 결정된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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