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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용구장+10주년 기념 어쩌나' 광주FC, 무관중이 더 속쓰린 이유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20-06-17 05:30


광주 축구전용구장 전경. 사진제공=광주FC



[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무관중 시대 너무 야속해.'

코로나19로 인한 무관중 시대 K리그 구단 프런트들의 고충은 말하지 않아도 서로 잘 안다.

들어오는 입장 수입은 한 푼도 없는데 꼬박꼬박 홈경기를 치러야 하고, 일할 맛도 나지 않는 텅 빈 관중석을 바라볼 때마다 코로나19가 그저 원망스러울 뿐이다.

이들 가운데 속이 더 쓰릴 만한 팀이 있다. 올 시즌 1부리그로 승격한 광주FC다. 각 구단 공통의 고충 외에도 따로 준비해 온 게 죄다 틀어졌기 때문이다.

광주FC가 올해 야심차게 준비한 것은 크게 두 가지다. 전용구장과 창단 10주년 기념 이벤트다. 1부리그로 승격한 해라 의미가 더해지고 광주팬들의 축구 관심을 불러모으는 데 호재가 될 것이라 기대했다.

하지만 무관중 시대때문에 말 그대로 기대에 그치고 있다. 광주월드컵경기장 보조구장에 조성중인 전용구장은 광주 구단의 숙원사업이었다. 작년 말 준공예정이었다가 예산 조달 차질, 공기 연장 등 우여곡절 끝에 개장을 앞두고 있다.

당초 2부리그 시절 계획했던 것이라 관중석 8000석 규모로 지었다가 1부리그로 승격하면서 연맹 규정에 따라 1만석 이상 규모로 확장하는 공사를 진행 중이다. 이 때문에 준공이 1개월 늦춰져 오는 30일쯤 준공식을 가질 예정이다.

기존 7000여석에 양쪽 골대 뒤에 1500석씩(총 3000석)을 추가하면 당장 경기를 치를 수 있는 환경이 완성된다. 특히 광주전용구장의 관중석은 국내 최초로 선보이는 수납식 가변좌석이어서 새로운 명물이 될 수 있다. 과거 부산 아이파크가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 응원용 가변좌석을 도입한 적은 있지만 고정식이었다.


광주 전용구장의 수납식 가변좌석. 평소에는 서랍처럼 접어넣었다가(왼쪽) 경기시에는 펼쳐서 관중석으로 사용한다.


광주의 가변좌석은 평상 시 서랍처럼 밀어넣어 육상 트랙을 활용할 수 있고 경기 시에는 서랍 열듯이 스탠드를 펼쳐 그라운드와 밀접한 전용구장 효과를 누릴 수 있다.

광주 구단은 지난해 대구에서 전용구장 응원 열기가 화제에 오른 것처럼 광주에서도 새로운 축구문화가 일어나기를 바랐다. 그러나 무관중으로 인해 모든 게 물거품이 됐다. 전용구장 공사가 늦춰지는 가운데 코로나19로 인해 시즌 개막이 연기될 때까지만 해도 오히려 다행이라 여겼다. 전용구장 준공 시기에 맞춰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되레 장기화되는 분위기다.

"(전용구장)문을 열지만 손님은 받지 못합니다." 구단 관계자는 "전용구장 시대의 첫해에 맞춰 광주 팬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각종 이벤트를 계획했지만 아무래도 올해 안에는 전용구장을 사용할 일이 없을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애써 개장한 것을 그냥 두기는 아까워 7월부터 홈경기를 전용구장에서 치르는 방안도 생각했지만 관중없는 전용구장이 무슨 의미가 있겠나. 괜히 옮겨 다니느니 무관중 경기는 기존 월드컵경기장에서 소화하기로 했다.

여기에 창단 10주년 기념 유니폼 론칭 행사도 대폭 축소됐다. 구단은 1부리그 승격해에 10주년을 맞이하자 야심차게 기념유니폼을 준비했다. 외부 공모와 자체 디자인을 통해 총 3개의 후보작을 추렸다.

당초 계획은 경기장에 유니폼을 입힌 3개의 마네킹을 설치해놓고 길거리 스티커 투표처럼 선호도 조사 이벤트를 대대적으로 실시해 최종작을 선정하려고 했다. 하지만 이 역시 오는 관중이 없으니 소용없는 일이다.

결국 구단은 이달 말 온라인 투표 이벤트를 실시해 10주년 유니폼을 정하기로 했다. 구단 관계자는 "전용구장 개막전때 선수들이 10주년 유니폼을 입고 뛰게 한다는 '계획'이 다 있었는데…"라며 "연맹에 유니폼을 추가 등록해 하반기 경기부터 10주년 유니폼을 입히는 방안이라도 추진해야겠다"고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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