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킹도 금지?' 코로나가 바꾼 그라운드, 2020년 K리거 유의사항

김가을 기자

기사입력 2020-04-27 06:20


K리그 인천 유나이티드와 수원FC가 23일 오후 인천축구전용구장에서 첫 연습경기를 벌였다. 수원 선수들의 물병에 선수들의 배번이 적혀 있다. 인천=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0.04.23/

[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선수 사이의 '토킹'도 금지?

2020년 5월, 드디어 K리그가 개막한다. 코로나19 탓에 꽁꽁 얼어붙었던 K리그가 기나긴 기다림 끝에 문을 연다.

지난 24일,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서울 신문로의 축구회관에서 K리그1(1부 리그)-K리그2(2부 리그) 대표자회의와 이사회를 연달아 열고 의견을 수렴했다. 그 결과 5월 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전북 현대와 수원 삼성의 대결을 시작으로 2020년 K리그 개막을 결정했다.

변화가 있다. 코로나19가 휩쓸고 간 자리는 더 이상 '예년'과 같을 수 없다. 개막전은 사상 첫 '무관중'으로 진행된다. 유관중 전환은 추후 정부의 방역 지침 변화와 사회적 공감대 형성 추이를 살핀 뒤 시점을 정할 예정이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불가피한 결정이다.

그라운드 위도 예외는 아니다. 모두의 안전을 위해 유의하고 주의해야 할 것이 훨씬 더 많아졌다. 그 변화는 연습경기에서부터 확인할 수 있었다.

연맹은 개막에 앞서 K리그 팀 간 연습경기를 허용했다. 정부의 '완화된 형태'의 사회적 거리 두기와 발 맞춰 그동안 금지했던 연습경기를 허용한 것이다. 다만, 연습경기 금지령 해제와 동시에 세세한 예방 지침을 전달했다. 축구는 종목 특성상 신체 접촉이 많다. 코로나19는 주로 비말로 전파되는 만큼 연맹은 만큼 더욱 '꼼꼼하게' 지침을 내렸다. 연맹의 '연습경기 프로토콜' 대부분은 2020년 정규리그에도 그대로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연맹 관계자는 "운영 매뉴얼을 준비 중이다. 연습경기 현장 점검 등을 통해 보완 사항을 추가해 개막 전에 구단에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 점에서 지난 23일 인천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인천(K리그1)과 수원FC(K리그2)의 연습경기는 K리거들이 반드시 확인해야 할 '필수' 참고서다. 인천과 수원FC의 연습경기는 실전을 방불케했다. 개막전 '리허설'로 불렸다. 선수단 및 관계자 이동 동선까지 챙겼다.

실제로 연습경기에 나선 선수들은 축구장 도착과 동시에 손 소독과 체온측정을 했다. 첫 번째 관문을 통과한 선수들에게는 두 번째 지침이 기다리고 있다. 그라운드에 들어서기 위해 '필수템'을 장착해야 한다. 바로 마스크와 비닐장갑이다. 선수들은 '필수템'을 착용한 뒤 입장, 그 뒤 그라운드에 미리 마련된 휴지통에 이를 버리고 경기에 나선다. 물병 등도 개인 물품만 사용해야 한다. 실제로 음료수와 물병에는 선수 개개인의 등번호를 새겨 개인 것만 마실 수 있게 했다.


인사법도 달라진다. 연습경기에 나선 양 팀 선수들은 2m 간격을 두고 마주 서 페어플레이를 다짐했다. 그동안 악수 혹은 어깨를 두드리며 인사하던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이는 신체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법이다.

하지만 가장 큰 변화는 단연 '소통'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연맹은 선수단에 '경기 중 대화 금지' 지침을 내렸다. 불필요한 대화는 최대한 삼가야 한다는 권고적 성격의 지침이라고 설명했다.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공격 시 움직임, 수비라인 점검 등 경기 상황에 따라 수많은 대화가 오가기 때문이다. 김도혁(인천)은 "연맹 권고사항 중 '침뱉기'는 선수들이 신경 쓰면 안할 수 있다. 하지만 축구를 하면서 대화를 하지 않는 것은 무척 어렵다. 대화를 못할 바에는 아예 축구를 하지 않는 게 낫다. 다들 조심하는 만큼 최소한의 대화까지는 어쩔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벤치의 소통 방법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벤치에 앉는 감독과 코칭스태프도 90분 내내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마스크를 쓴 상태에서는 표정의 변화가 나타나지 않는다. 멀리서도 한 눈에 보이던 감독의 '표정 지시'는 더 이상 통하지 않게 됐다. 정확한 단어와 몸동작이 소통의 핵심이 된다. 임완섭 인천 감독은 "마스크를 끼고 지시를 하다 보니 답답했다"고 말했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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