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체크]낯선 '무관중' K리그 개막. '양념' 빠진 콘텐츠 보완책 시급하다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20-04-23 16:01


팬들의 얼굴 보드를 설치한 독일 묀헨글라드바흐 구장 게티이미지코리아

[스포츠조선 노주환 기자]코로나19로 개막이 2개월 이상 연기된 2020시즌 K리그(프로축구)는 5월 9일 개막될 가능성이 높다. 단 코로나19 재확산 우려 때문에 정부의 권고 대로 우선적으로 관중 없이 개막을 맞을 공산이 크다. 24일 K리그 이사회에서 개막 일정과 방식을 결정하게 된다. 프로야구가 무관중 개막을 결정한 상황에서 K리그 유관중 개막을 결정하기는 쉽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무관중 K리그는 사상 초유의 일이다. 최소 2주, 길게는 4주 정도 관중 없이 경기를 진행하게 된다. K리그 뿐 아니라 시즌 중간에 리그가 중단된 유럽 빅리그도 재개를 무관중으로 준비하고 있다. 코로나 직격탄을 맞은 각 나라 정부는 스포츠 활동 재개를 매우 보수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다. 따라서 무관중 K리그는 모두에게 새롭다. 단순히 관중이 없다는 수준을 넘어선다. '직관'이 없다는 건 축구 콘텐츠의 절대적인 한 부분이 누락되는 것으로 보는 게 맞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그렇기 때문에 선수 심판 방송사 해설자 그리고 구단의 준비 상황도 달라지는 게 맞다는 것이다. 특히 현장 생중계 콘텐츠로 장사를 해야하는 방송사는 고민이 깊다. 스페인 스포츠전문지 마르카에 따르면 프리메라리가를 중계하는 방송사들은 이미 무관중 경기 중계에 따른 '프로토콜' 자체를 수정해 비상 대책에 들어갔다고 한다. K리그는 올해부터 종편 JTBC가 주도적으로 중계권을 갖는다.

관중의 응원 또는 함성이 없는 가운데 K리그 경기 콘텐츠가 제작된다. 현장에 못가는 팬들은 그 경기를 오직 떨어진 곳에서 중계 영상을 통해 볼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현장 기자들의 전송 콘텐츠를 통해 접해야 한다. 방송사는 텅빈 관중석을 최대한 영상에 담지 않기 위해 카메라 위치를 조정하려고 한다. 대신 중계 영상에 재미 요소를 가미하기 위해 색다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K리그 해설을 맡은 국가대표 출신 현영민 해설위원은 "무관중 경기에서 해설자와 중계진의 역할이 더 막중할 것 같다. 해외 사례를 찾아보면서 어떻게 하면 경기장에 오지 못하는 팬들에게 더 많은 재미와 정보를 줄 수 있을 지 고민하고 있다"면서 "처음 겪는 일이라 모든 게 새롭지만 이미지 트레이닝을 통해 더 많은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페인 라리가 해설자들은 관중 없이 경기의 흥분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어떤 장치와 추가 노력을 할 지를 고민 중이라고 한다.

방송 관계자들은 무관중 경기에서 더 기댈 수 있는 부분은 선수들의 역량이라고 말한다. 텅빈 관중석을 설치물로 가리고, 인공 소음을 발생하고, 해설자의 입담이 아무리 좋더라도 그라운드에서 선수들의 멋진 플레이가 더 많이 나오면 그것으로 시청하는 축구팬들은 박수를 보낸다는 것이다. 따라서 그 어느 때보다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보여주는 일거수일투족이 무관중 경기에서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A구단의 한 관계자는 "무관중 경기를 하면 선수들이나 벤치에서 지르는 소리가 바로 기자석이나 카메라 영상에 담겨 시청자에게 전달될 수 있다. 선수들이 평소 처럼 잠재적으로 내뱉는 아쉬운 목소리가 직간접적으로 전달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선수 입장에선 관중이 없을 때 경기 집중력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다수가 관중 없는 경기를 타이틀이 걸린 경기가 아닌 연습 경기 처럼 임하기 쉽다고 말한다. 따라서 선수들은 사전에 좀더 강한 집중력을 주문받게 된다. 또 팬들 입장에선 선수들의 좀더 화려하며 독특한 골세리머니를 더 원할 수 있다.

심판들도 관중이 없을 경우 집중력이 흐트러질 위험이 높다고 한다. 그 느슨함을 잡아야 오심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대한축구협회는 올해부터 K리그에 VAR(비디오판독) 전담 심판 7명을 투입한다. 전문성을 키워주자는 차원이다. 무관중 경기에서 심판들의 잘못된 판정은 더 용납할 수 없다는게 팬들의 시각이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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