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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훈 감독의 울산은 새시즌 왜 스리백 카드를 빼들었을까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20-02-13 06:59



[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올해는 스리백 전술, 새 도전을 한다."

11일 올시즌 첫 실전인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1차전 FC도쿄와의 홈경기(1대1무)에서 김도훈 울산 감독은 스리백을 가동했다. 막강 브라질 스리톱에 맞선 깜짝 카드였다. 원두재를 중심으로 정승현 김민덕이 발을 맞췄다. 지난 시즌 내내 포백을 고수했던 울산이 시도한 첫 변화였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김 감독은 "스리백 전술, 새 도전"을 선언했다. '울산 사령탑 4년차' 김 감독은 왜 새 시즌 스리백 카드를 빼들었을까.

공격적 혁신을 위한 전술

지난해 아쉽게 다득점 1골 차로 우승을 놓친 후 김 감독은 칩거했다. "미안한 마음에 밖에 나갈 수 없었다"면서 "긴 시간동안 심도 있게 냉정하게, 무엇을 잘못했는지 생각했다"고 했다. 오랜 고민의 답은 결국 도전과 혁신, 변화였다. 동계훈련을 떠나던 날, 한결 가벼워진 표정의 김 감독은 "작년보다 공격적인 전개를 할 것이다. 능동적이고 다양한 공격적인 장면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한달여의 동계훈련 후 돌아온 그라운드에서 김 감독은 깜짝 스리백, 3-4-3 포메이션을 첫선 보였다. "사이드 공격을 더 올리기 위한 것, 결과를 가져오기 위한 것"이었다. 기술 좋은 브라질 스리톱에 패기만만한 어린 선수들의 스리백으로 맞섰다. 비욘 존슨-주니오-김인성의 스리톱 아래 '양쪽 풀백' 정동호와 데이비슨이 바지런히 움직였다. 김 감독은 "상대 스리톱을 우리가 1대1로 막아준다면 공격적으로 더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FC도쿄를 분석했을 때 3-4-3 전술이 사이드에서 패스 루트를 만들기에 가장 이상적이라고 봤다"고 덧붙였다. 이날 전반 18분 측면 공간을 집요하게 파고든 정동호의 크로스에 이은 비욘 존슨의 골대 강타 장면은 그 결과물이었다.

김 감독은 "이미 포백은 몸에 익어 있다. 스리백은 훈련이 필요하다. 올시즌 플랜A, 플랜B…, 우리가 가진 옵션 중 하나라고 보면 된다"고 했다. "리그에서도 이 옵션을 가져갈 것이다. 무엇보다 공격적인 성향을 어떻게 더 발전시킬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다. 그동안 상대는 우리 포백에 대비한 전술, 전략을 짜왔다. 올시즌은 달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좋은 선수를 살리는 전술

김 감독의 스리백에는 선수 각각의 장점을 극대화하려는 고민이 담겨 있다.


특히 울산의 센터백 자원은 자타공인 K리그 최강이다. 지난해 '통곡의 벽'으로 회자됐던 불투이스, 윤영선 라인에 울산 유스 출신 국대 센터백 정승현이 돌아왔다. 태국 치앙마이 동계훈련에선 불투이스-윤영선-정승현이 주전 스리백 호흡을 다졌다. 'AFC 23세 이하 챔피언십 MVP' 원두재는 수비형 미드필더와 센터백 모두 설 수 있는 자원이다. 공격적인 스리백 전술에 필수적인 김태환, 정동호, 데이비슨, 김인성, 정훈성 등 발빠른 측면 자원들도 충분하다. 이 '좋은 자원'들의 장점을 극대화한, 다양한 공격 장면을 만들고자 겨우내 공격적인 스리백 훈련에 공을 들였다.

1월 말 '패스마스터' 윤빛가람이 전격 영입되면서 공격적인 옵션은 더욱 많아졌다. 김 감독은 "윤빛가람은 공격적인 장점이 많은 선수다. 다양한 공격능력을 키워주는 방식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했다. 경기중 변화가 필요한 시점, '원두재 시프트'가 가동될 수 있다. 4-1-4-1에서 3-4-3, 변화무쌍한 전술을 그라운드에서 영리하게 펼쳐보일 베테랑 선수들과 연령별 대표팀에서 맹활약중인 어린 능력자들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

김 감독은 "올해 울산 선수단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선수 구성에 맞는 전술, 선수들의 장점을 살리는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포지션마다 활동량, 기술적인 부분이 다르다. 경험 있는 베테랑들과 이동경 원두재 이상헌 등 어린 선수들의 조화를 기대한다"면서 "이들의 장점을 살리는 것은 코칭스태프의 몫이다. 플랜 A, B를 통해 개개인이 능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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