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 작품상 후보로 손색 없는 유럽축구 기적 매치들

윤진만 기자

기사입력 2020-02-11 05:50


◇1999년 극적으로 유럽 챔피언스리그 우승 트로피를 따낸 맨유. 로이터 연합뉴스

[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제92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관왕에 오른 영화 '기생충'. 갱 없는 드라마로 불리는 스포츠, 특히 골 하나에 희비가 갈리는 축구에선 이와 같은 기적이 심심치 않게 일어난다.

축구전문매체 '골닷컴'이 10일 아카데미 시상식을 앞두고 자체선정한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경기' 부문 후보 4작품을 보는 즉시 '미라클'이란 단어부터 떠오를 것이다.

첫 번째 후보작은 '더 컴백'. 주연은 알렉스 퍼거슨 전 맨유 감독이다. 1999년 맨유는 캄프 누에서 열린 바이에른 뮌헨과의 유럽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후반 추가시간 기적과도 같은 연속골로 2대1 역전승 거두며 우승을 차지했다. 해당시즌 트레블(한 시즌 3개대회 우승)을 이뤄 더욱 의미있는 경기로 기억된다. 당시 역전골을 터뜨린 이가 현재 맨유 감독인 올레 군나르 솔샤르다.

두번 째 후보작도 만만찮다. 제목은 '이스탄불의 기적'. 말 그대로 이스탄불에서 일어난 역사다. 리버풀은 2005년 AC밀란과의 유럽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전반에만 3골을 허용했다. 사실상 승부가 한쪽으로 기운 채 맞이한 후반. 9분께 주장 스티븐 제라드의 골이 신호탄이 되어 6분 사이에 3골을 몰아치며 놀랍게도 경기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그렇게 맞이한 승부차기에서 리버풀 골키퍼 예지 두덱의 신들린 선방으로 리버풀이 우승컵에 입 맞췄다.


◇이스탄불의 기적 중심에는 스티븐 제라드가 있었다. 로이터 연합뉴스
'93:20'. 눈치 빠른 독자들은 눈치를 챘겠지만, 93분 20초를 의미한다. 맨시티 공격수 세르히오 아구에로가 2011~2012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최종전 QPR전에서 '우승골'을 터뜨린 시간대다. 다른 경기장에서 우승 자축잔치를 준비를 하던 맨유의 퍼거슨 감독은 아구에로의 골 소식을 전해 듣자마자 굳은 표정으로 맨유 선수를 라커룸으로 들여보냈다. 1968년 이후 44년만의 우승이라 팬들은 더욱 감격했다. 맨시티는 이후 3번 더 우승을 차지했고, 그 중심에는 EPL 역대 최고의 외인 골잡이인 아구에로가 큰 역할을 했다.

마지막 후보작의 배경도 맨유가 트레블을 달성한 장소, 캄프 누다. 2017년 3월 8일, 바르셀로나는 파리 생제르맹와의 유럽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에서 놀랍게도 6대1 대승을 따냈다. 1차전 원정에서 0대4 충격패한 팀은 2차전 결과를 토대로 종합 6대5로 승리하며 8강 티켓을 거머쥐었다. 후반 추가시간 5분 세르지 로베르토의 6번째 골이 터졌다. 챔피언스리그 역사상 4골차를 뒤집은 건 바르셀로나가 처음이다. 하지만 역전승의 주인공은 이후 2시즌 연속 각각 AS로마와 리버풀에 뒤집기를 허용했다. 역사는 돌고 돈다.

'골닷컴'은 아카데미 시상식을 기념해 다른 부문도 신설했다. '역대급 팀' 부문이다. 트레블을 달성한 인터 밀란, 6관왕의 바르셀로나, 무적의 무패우승팀 아스널, 유럽 3관왕에 빛나는 레알 마드리드를 후보로 올렸다. '코미디' 부문 후보로는 '선과 악'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천의 얼굴' 디에고 마라도나, '개그 캐릭터' 파트리스 에브라, '늘 유쾌한 감독' 위르겐 클롭 등을 올렸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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