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처럼 따르는 김병수 감독님', 임채민 강원 이적 비화

윤진만 기자

기사입력 2020-01-08 05:30



[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임채민(30·강원FC)에게 김병수 강원 감독(50)은 은사 이상의 존재다.

고등학생 시절 일찌감치 아버지를 여읜 임채민에게 김 감독은 아버지처럼 든든한 버팀목이 돼주었다. 김 감독도 그런 임채민을 아들로 여기며 오로지 축구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줬다.

2009년 영남대 입학 당시에는 크게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지만, 꾸준히 출전기회를 주면서 성장하길 기다렸다. 1m89의 당당한 체구를 자랑하는 임채민은 급기야 올림픽 축구대표팀에 발탁될 정도의 센터백으로 거듭났다. 그 덕에 2013년 성남FC에 입단하며 프로 데뷔의 꿈도 이뤘다. 지난 4일 강원FC 이적을 통해 8년만에 김 감독과 재회한 임채민은 "김병수 감독님은 나의 꿈을 만들어주신 분"이라고 말했다.

프로에 입단하면서 김 감독의 곁을 떠난 임채민은 지난 6년 동안 가파르게 성장했다. 2014년 9월 베네수엘라와의 A매치 친선경기를 통해 국가대표로 데뷔하면서 주가가 폭등했다. 성남과 상주 상무에서 K리그 165경기를 뛴 임채민이 올해 자유계약(FA) 신분으로 풀린다는 소식에 K리그 우승권 팀과 중국, 일본 팀이 달려들었다. 연봉 10억원 이상을 제시한 구단도 나왔다. 삼십 줄에 들어선 시점이었기 때문에 유혹이 컸을 거다. 하지만 임채민은 돈보다 '부정'을 택했다. 영남대를 떠나면서 '언젠가 다시 한번 김병수 감독님과 함께 할 거야'라는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강원으로 한달음에 달려가 김 감독 품에 안겼다.

"내 몸이 가장 좋고, 축구를 가장 잘 할 수 있을 때 감독님과 축구를 다시 하고 싶었다."


◇강원FC 입단 전 괌 전지훈련을 떠난 임채민(사진 맨 왼쪽).
임채민은 김 감독의 '병수볼'에 큰 힘이 돼주기 위해 겨울휴가도 반납했다. 친한 동료선수들과 함께 괌으로 향해 일주일 남짓 구슬땀을 흘렸다. 착실히 몸을 만든 상태에서 강원 선수단과 함께 6일 전지훈련지인 태국 촌부리로 떠났다. 김 감독의 또 다른 애제자인 김승대(29)도 함께 했다. 김승대는 1년 임대 조건으로 전북 현대를 떠나서 합류했다. 서울이랜드에서 영입한 수비수 이병욱(24)도 영남대 출신. 임채민을 필두로 영남대 제자들이 '아버지'의 축구 '병수볼'을 다시 맛보기 위해 강원으로 몰려들고 있다. 공격수 고무열(30)은 영남대 출신이 아니지만, 포항 스틸러스 시절 '김병수의 제자' 이명주(30·알 와흐다) 손준호(28·전북 현대) 신진호(32·울산 현대)로부터 간접적인 영향을 받았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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