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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전 라커룸에서 만난 1971년생 동갑내기 사령탑은 서로를 끌어안았다. 투병 중인 유상철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은 애써 밝게 웃어 보였지만, 마음이 여린 이임생 수원 삼성 감독은 "해줄 수 있는 게 안아주는 것밖에 없다"며 눈물을 왈칵 쏟았다.
그는 이 자리에서 "(입원 전)선수들에게 돌아온다고 말했고, 그 약속을 지켰다. 이제 선수들이 잘해줘야 할 차례"라며 지난 4월 부임 이후 한 번도 따내지 못했던 홈 승리를 위해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인천 서포터즈는 '2002년 한일월드컵처럼 유상철 감독이 기적을 일으킬 수 있다'는 걸개를 걸며 쾌유 메시지를 전달하고, 전반 6분 유 감독을 위해 응원을 멈추고 1분간 박수를 보냈다.
선수들은 비록 유 감독에게 홈 승리를 안겨다 주진 못했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패색이 짙던 후반 추가시간 명준재의 극적인 동점골로 승점 1점을 따냈다. 이 감독은 경기 후 "오늘 인천 선수들이 유상철 감독을 위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득점에 성공했다. 유상철 감독에게도 희망이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유 감독은 "(이)임생이가 감수성이 풍부한 친구"라고 농을 던진 뒤, "오늘 선수들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3점 같은 1점을 가져왔다. 고맙다. 나는 마지막 경기까지 선수들과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은 이날 무승부를 통해 6경기 연속 무패(2승 4무)를 내달렸다. 같은 날 11위 경남FC와 12위 제주 유나이티드간 '단두대 매치'가 2대2 무승부로 끝나면서 순위는 그대로 잔류권인 10위를 유지했다. 인천이 30점, 경남이 29점이고, 제주는 24점을 기록 중이다. 인천은 내달 2일 제주 원정을 떠난다.
인천=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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