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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꿈을 안고 도전했다. '최고' 라는 목표를 향해 10시즌을 쉼없이 달렸다.
손흥민은 2013년 새로운 팀에 둥지를 틀었다. 레버쿠젠이었다. 차 전 감독이 6시즌을 뛰며 전성기를 누렸던 바로 그 팀이다. 차붐의 발자취를 따라간 손흥민은 항상 차 전 감독을 생각했다. 특히 홈구장 바이 아레나에서 걸려있는, 1988년 UEFA컵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리는 차 전 감독의 사진은 큰 자극이었다. 언제나 그 사진을 보면서도 다짐했다. 차 전 감독과 같은 훌륭한 선수가 되겠다고.
레버쿠젠에서 뛴 두 시즌 동안 29골을 넣은 손흥민은 분데스리가 정상급 공격수로 성장했다. 2015년 여름 다시 한번 변화를 택했다. 자신의 꿈이었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진출에 성공했다. 당시 아시아 역대 최고 이적료였던 3000만유로에 토트넘 유니폼을 입었다. 이적 첫 해 부진했던 손흥민은 두번째 시즌부터 맹활약을 펼쳤다. 2016~2017시즌에는 21골을 넣으며 차 전 감독이 갖고 있던 유럽 무대 한시즌 최다골(19골)을 새로 썼다. 매 시즌 두자릿수 득점포를 쏘아올리고 있는 손흥민은 차 전 감독을 넘는 활약을 펼쳤다. 아시아 최초로 EPL 이달의 선수상을 두차례 수상하고, 2018~2019시즌 런던 올해의 선수상, 토트넘 올해의 선수상까지 거머쥔 손흥민은 이날 두 골로 마침내 차 전 감독 옆에 나란히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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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드형 공격수에서 완전형 공격수로 거듭나고 있는만큼 전성기는 더 길어질 수 있다. 병역 문제까지 해결하며 가장 큰 걸림돌까지 넘었다. 물론 부상이라는 변수가 있기는 하지만, 혹사 논란 속에서도 정상 컨디션을 유지할 정도로 손흥민은 타고난 신체 능력에 관리 능력까지 갖고 있다. 실제 손흥민은 잔부상이 적은 편이다. 전술적으로도 손흥민은 유리한 위치에 있다. 수비 전술이 갈수록 세밀해지며 중앙과 측면 사이에 있는 하프 스페이스를 활용한 전술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측면을 기반으로 중앙에서도 플레이가 가능한 '스트라이커 출신' 손흥민은 유럽 축구계에서도 몇 안되는 특출난 자원이다. 3~4년 정도 지금처럼 두자릿수 골행진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토트넘 보다 더 큰 클럽으로 이적할 경우, 더 많은 골을 넣을 수도 있다. 빅클럽의 경우, 견제가 분산되는데다, 동료들의 특급 도움도 받을 수 있다. 중소 클럽에서 두자릿수 득점을 했던 선수들이 빅클럽 이적 후 대박 활약을 펼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금 토트넘 역시 수준급 팀이지만, 소위 빅클럽과는 차이가 있다. 손흥민은 최근 계속해서 지금의 활약을 이어가고, 주목을 받을 경우, 충분히 빅클럽에서 뛸 수 있다. 이미 심심치 않게 이적설이 나오고 있다. 지금의 기량으로 빅클럽에서 뛸 경우, 20~30골도 가능하고, 그렇다면 은퇴 무렵에는 200호골 고지도 도달할 수 있다.
그냥 하는 상상이 아니다. '리빙 레전드' 손흥민이기에 생각해 볼 수 있는 꿈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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