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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포커스]'韓 양궁 최고 권위' 정몽구배, 두 번째 개최지로 부산 선택한 이유

김가을 기자

기사입력 2019-10-21 05:59


2019년 현대자동차 정몽구배 한국양궁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김우진(왼쪽)과 김나리. 사진제공=대한양궁협회

[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지난 19일까지, 대한민국 최고 권위의 양궁대회 '2019년 현대자동차 정몽구배 한국양궁대회'가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총상금 4억5000만원이 걸린 최대 규모의 대회. 대한양궁협회는 두 번째 대회 개최지로 부산을 선택했다. 숨은 뜻이 있었다.

서울→부산, 팬과 함께하는 양궁

정몽구배는 지난 2016년 서울 대회 이후 무려 3년 만에 치러졌다. 이유가 있다. 협회는 당초 격년제로 대회를 치를 예정이었다. 하지만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등 메이저대회와 일정이 겹치며 불가피하게 미뤄졌다.

3년 만에 찾아온 정몽구배. 협회는 두 번째 개최지로 부산을 선택했다. 여기에는 두 가지 숨은 뜻이 있다. 첫 번째는 '팬 프렌들리 정책'이다. 양궁 대회는 경기장 특성상 충북 진천선수촌 또는 경북 예천진호국제양궁장 등 일부 지역에서만 열렸다. 실제로 최근 막을 내린 제100회 전국체육대회 역시 불가피하게 예천진호국제양궁장에서 펼쳐졌다.

이번에는 달랐다. 대회 무대를 부산으로 옮겨 팬들에게 한 발 더 가까이 다가갔다. 다양한 이벤트도 진행했다. 양궁 레전드들에게 직접 양궁 레슨을 받는 '양궁체험부스'를 운영했다. 어린이 전용 장비를 갖춘 '키즈 양궁체험장'은 대회 기간 내내 문전성시를 이뤘다. 또한 부산 지역의 초등학생들이 선수들과 손을 잡고 직접 사대에 오르는 기회를 제공한 '에스코트 키즈' 프로그램도 진행했다.

우려의 목소리는 있었다. 대회 직전 비바람이 부는 등 기상 환경이 좋지 않았기 때문. 하지만 800여 명의 팬들이 경기장을 찾아 양궁의 매력을 느꼈다.

미리 느껴보는 2020년 도쿄올림픽

선수들에게도 좋은 기회가 됐다. 이번 대회는 2020년 도쿄올림픽과 유사한 조건의 특설 무대에서 진행됐다. 도쿄프레올림픽과 동일한 수준으로 펼쳐졌다. 무엇보다 대회가 열린 부산은 도쿄올림픽에서 양궁이 열리는 유메노시마 파크 양궁 필드(Yumenoshima Park Archery Field)와 환경이 비슷하다. 유메노시마 파크 양궁 필드는 도쿄만 근처에 위치해 있어 바람의 방향이 변화무쌍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수들은 이번 대회를 통해 도쿄올림픽을 한 발 앞서 체험할 수 있었다.


일정하지 않은 기상 상황. 이변에 이변이 펼쳐졌다. 강채영(현대모비스) 장혜진(LH) 최미선(순천시청) 등 한국을 대표하는 스타들이 줄줄이 탈락했다. '고등학생 궁사' 김나리(여강고)가 정상에 올랐다. 김나리는 지난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양궁 2관왕에 올랐던 김경욱 씨의 조카로 알려져 더욱 큰 관심을 받았다. 김나리는 "얼떨떨하다. 이렇게 큰 무대에서 결승에 오를 것으로 예상하지 못해 긴장을 많이 했다. 옆에서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셔서 좋은 결과를 얻었다. 더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장영술 대한양궁협회 부회장은 "2020년 도쿄올림픽 전에 실전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다. 많은 팬 앞에서 국가를 대표하는 양궁 선수로서의 자부심과 책임감을 갖게 해준 대회가 됐다. 대한민국 대표 양궁대회로 자리잡은 만큼 지속적인 개최를 위해 노력하겠다. 앞으로도 국민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사랑을 부탁 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협회 관계자는 "앞으로 2년에 한 번씩 정몽구배를 치르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서울에 이어 부산에서 대회를 개최했는데, 투어 형식으로 전국을 돌며 팬들과 만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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