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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주환 기자]스리랑카를 안방에서 8대0으로 대파한 한국 축구 A대표팀이 미지의 세계 북한 원정길에 오른다. 북한은 그 누구라도 맘먹은 대로 갈 수 있는 곳이 아니다. 모든 게 낯설고 닫혀있는 사회다. 그곳으로 A대표팀 사령탑 벤투 감독과 주장 손흥민을 비롯 태극전사들이 승점 3점을 획득하기 위해서 들어간다. 벤투호에 이번 평양 원정은 여러 낯선 변수들을 통제해야 하는 색다른 경험이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전문가들은 이번 원정 변수로 인조잔디 낯선 환경과 컨디션 관리 북한 밀집수비 등을 꼽는다. 손흥민 등 우리 태극전사들은 최근 천연잔디(사계절) 그라운드에서 경기를 했다. 어릴적 축구를 배울 때 인조잔디에서 뛴 경험은 대부분 갖고 있다. 하지만 성인이 돼 프로 무대에 간 후 인조잔디에서 공식 경기를 치르는 건 낯선 경험이다. 축구협회는 김일성경기장 인조잔디를 대비해 인조잔디용 축구화를 전부 준비했다. 인조잔디용 축구화는 천연잔디용과 다르다. 가장 큰 차이는 축구화 바닥의 '스터드(일명 뽕)'다. 인조잔디에선 마찰열이 강해 열에 강한 소재로 돼 있다. 또 바닥에 붙은 스터드 갯수가 많고 높이는 낮다.
윤덕여 감독은 "2년 전 김일성경기장 인조잔디 상태는 나쁘지 않았다. 경기하는데 큰 문제는 되지 않을 것이다. 우리 남자 선수들은 어릴 때 인조잔디를 경험했고, 또 많은 관중 앞에서 경기를 많이 해봤다"면서 "그렇지만 평양이라는 낯선 환경에서 컨디션 관리를 잘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벤투 감독은 "이번 북한 원정을 두려할 필요없다. 만약 지금 두려워하는 선수가 있다면 북한에 데려가지 않겠다"고 말했다. 미드필더 정우영은 "북한 원정이라고 해서 특별할 게 없다. 승점 3점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 원정은 또 다른 특수성이 있다. 그라운드 밖에서 생활할 때 주의사항이 있다. 벤투호는 평양에서의 행동 수칙을 사전 교육받았다. 북한은 유엔의 제재 대상 국가다. 따라서 반입 물품, 소지품 등에 검사와 제약이 따른다. 미국산 노트북은 들고 가지 않기로 했다. 개인 휴대폰은 들고 갈 수 없다. 디지털카메라는 가능하다. 미국 용품사 나이키 후원을 받은 선수들의 유니폼, 트레이닝복 등 개인 용품을 하나도 빠짐없이 챙겨서 다시 갖고 나와야 한다. 태극전사들은 북한이 정해준 호텔에서 2박을 해야 한다. 평양 원정 유경험자들에 따르면 우리 선수들이 공식 훈련 이외에는 호텔을 벗어나기 어렵다. 따라서 호텔 내부에서 컨디션을 끌어올리면서 휴식을 취해야 한다.
그라운드 안에선 북한의 밀집수비를 상대할 게 확실시 된다. 며칠 전 스리랑카의 밀집수비와는 차원이 다르다고 보면 된다. 북한선수들은 더 촘촘하고 투지가 넘치며 거칠게 나올 것이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북한 상대로 월등히 뛰어난 기본 전력을 갖고 있지만 그들의 수비 위주의 역습 패턴을 제대로 깨트리지 못했다. 윤정수 감독이 이끄는 북한은 지난달 홈에서 레바논을 2대0으로 완파했다. '두줄 수비'를 펼치다가 유럽파 한광성(유벤투스) 정일관의 빠른 역습으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 정일관은 레바논전에서 두골을 몰아쳤다. 벤투호는 평양 원정을 마치고 16일 귀국할 예정이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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