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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에게 달려간 에드가, '90도 인사' 세리머니의 의미

김가을 기자

기사입력 2019-10-07 11:01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성남=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6일, 대구FC와 성남FC의 2019년 하나원큐 K리그1(1부 리그) 33라운드 대결이 펼쳐진 탄천종합운동장.

대구가 0-1로 밀리던 후반 8분이었다. '대구의 주포' 에드가가 번쩍 뛰어 올라 깜짝 헤딩으로 성남의 골망을 흔들었다. 골맛을 본 에드가는 동료들에게 '빨리 오라'는 손짓을 보냈다. 에드가는 세징야, 정승원 등 동료들을 우르르 대동하고 팬들에게 다가가 고개를 숙이며 90도로 인사했다. 대구에서부터 원정 응원에 나선 수백 명의 팬은 에드가를 향해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대구는 에드가의 동점골을 발판 삼아 2대1 짜릿한 역전승을 거머쥐었다.

경기 뒤 에드가는 다리에 아이싱을 둘둘 만 채 터벅터벅 걸어 나왔다. 그는 경기 막판 공중볼 경합 과정에서 상대 수비수와 충돌했다. 이 과정에서 허벅지 부상을 입고 들것에 실려 나왔다. 다행히도 응급처치 후 곧바로 투입됐지만, 에드가는 경기 뒤에도 쩔뚝였다. 하지만 그의 얼굴에는 환한 미소가 흘러나왔다. 에드가는 "근육이 올라온 것뿐이다. 괜찮다. 승리해서 기쁘다"고 말했다.

동료들과 함께 한 '90도 인사' 세리머니에 대해서는 "리스펙트(respect)"라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에드가는 "항상 많은 팬께서 우리를 응원하러 와 주신다. 감사한 마음과 존경하는 마음을 담은 세리머니다. 한국의 문화 중 고개를 숙여 인사하는 것이 마음에 든다. 보답하는 의미에서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에드가는 '리스펙트'라는 단어를 세 번이나 사용하며 팬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지난해 여름 K리그에 첫 발을 내디딘 에드가는 '대구 영광의 시절'을 만들어가고 있다. 그는 지난해 후반기 18경기에서 8골-3도움을 기록하며 대구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덕분에 시즌 초반 최하위에 머물렀던 대구는 후반기 돌풍을 일으켰다. 또한, 에드가는 울산 현대와의 2018년 FA컵 결승전에서 승리의 쐐기를 박는 골을 폭발시키며 대구에 우승컵을 안겼다.

올 시즌도 변함없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에드가는 종전까지 리그 19경기에서 11골-4도움을 올렸다. 대구는 창단 첫 파이널A에 진출하며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어느덧 한국 생활 1년 반. 에드가는 대구, 그리고 한국 문화에 완벽 적응했다. 그는 "한국의 존경하는 문화가 마음에 든다. 내 직업에 한정해 말하자면 K리그는 강한 리그다. 내게는 8살 딸과 6살 아들이 있다. 아이들이 BTS, 블랙핑크 등 케이팝을 좋아한다"며 웃었다. 동료 정승원은 "에드가 형은 성격이 정말 좋다. 장난도 많이 친다. 하지만 무엇보다 에드가 형이 경기 때 내 앞에 있다는 것이 정말 든든하다. 내가 어디로 패스하든 해결해주기 때문"이라고 미소지었다. 구단 관계자 역시 "에드가는 선수들 뿐만 아니라 구단 직원들과도 두루두루 친하다"고 덧붙였다.

에드가는 "파이널A에 올랐다. 일단 1차 목표는 이뤘다. 하지만 우리는 앞으로도 경쟁을 해야 한다. 매 경기 결승이라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겠다. 그래야 2차 목표(2020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진출권)를 이룰 수 있다"고 각오를 다졌다.


성남=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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