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호' 첫 승선 이정협 '대표팀 복귀 비결은?'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19-05-28 05:53





[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어쩐지 그때마다 멀티골을 넣더라구요."

K리그2 부산 아이파크 관계자들은 '경사'나 다름없다며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27일 발표한 6월 A매치(7일 호주, 11일 이란) 명단에 이정협(28)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부산은 이번에 김문환에 이어 이정협까지 배출하면서 K리그 통틀어 전북(김진수, 이 용, 손준호) 다음으로 많은 국가대표를 보유, 자긍심도 높아졌다.

이정협이 A대표팀에 복귀한 것은 2017년 11월 10일 콜롬비아와의 친선경기(2대1 승) 이후 1년6개월 만이다. '슈틸리케의 황태자'로 불렸던 그가 '벤투호'에 처음 승선한 것이라 관심 대상이 됐다.

이날 명단이 발표된 뒤 이정협의 복귀 소감을 묻기 위한 인터뷰 요청이 부산 구단에 쇄도했다. 하지만 구단은 이날 저녁 전남과의 K리그2 13라운드를 앞두고 있던 터라 경기에 집중토록 하기 위해 개별 인터뷰를 정중히 사양했다.

대신 구단 관계자들로부터 이정협의 대표팀 복귀 비결을 엿볼 수 있는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해들을 수 있었다. 구단 관계자가 언급한 '그때'는 지난 4월 13일 아산전과 5월 20일 부천전을 말한다.

이정협은 올시즌 12라운드 현재 9경기 7골(평균 0.78골)로 프로생활 최다골 기록을 했던 2017년(26경기 10골·평균 0.38골)을 능가하는 활약을 보이고 있다. 올해 3경기에서 멀티골을 기록했는데 이중 2경기가 아산, 부천전이었다. 하필 그때 벤투 감독 또는 대표팀 코칭스태프가 현장에서 관찰하고 있었다.


부산 관계자는 "대표팀 코칭스태프가 왔다 갔다는 사실은 경기가 끝난 뒤 전해들었다. 그 앞에서 멀티골을 터뜨렸으니 좋은 인상을 심어준 것 같아 느낌이 좋았다"고 말했다. 이정협은 2년 전에도 2017년 시즌 개막전부터 7경기 연속골의 대기록을 세우며 대표팀에 다시 부름받은 바 있었으니 느낌이 좋을 수밖에.

"기록은 숫자일 뿐. 과거 대표팀 경기력과 소속팀에서 모습을 점검했다. 우리 대표팀 플레이 스타일에 충분히 적응할 것으로 판단했다"는 벤투 감독의 말대로 이정협은 골감각만 좋아진 게 아니다.

조덕제 부산 감독은 부산의 상위권 행진 비결 중 하나로 "이정협처럼 그렇게 열심히 뛰는 선수가 없다"고 여러차례 강조해왔다. 부산 구단의 선수별 경기력 분석에서도 '이정협의 공-수를 아우르는 움직임이 슈틸리케 황태자 시절 못지 않게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다. 그러니 멀티골을 터뜨리는 경기가 많아지고 전반적인 개인기록도 향상된 것은 당연한 결과인 셈이다.

이른바 '비움의 마음가짐'도 이정협의 경기력 향상 비결이라는 게 구단 측의 전언이다. 올해 이정협의 활약이 예사롭지 않자 김병석 사무국장은 이정협과 가끔 대화할 때마다 대표팀 복귀 얘기를 덕담처럼 꺼냈다.

그때마다 이정협의 답변은 한결같았다. "대표팀이요? 하하하∼, 생각도 안해요. 부산이 1부로 승격하도록 그냥 팀 플레이에 충실하는 게 더 중요합니다."

김 국장은 "이정협이 과거 대표팀에 갔다오면 악성댓글에 시달리지 않았나. 상처 많이 받았을 것이고, 스트레스도 심했을 것이라 생각하니 안타까웠다"면서 "그래도 '열심히 하다보면 언젠가 알아봐주는 날이 오지 않겠냐'고 위로했다"고 말했다.

또다른 숨은 비결은 '봄철 부상 징크스'에서도 탈출한 것이다. 이정협은 2017년 대표팀 복귀 직후에도 그랬고 해마다 이맘 때면 부상의 덫에 걸렸다. 작년 일본 J리그에서도 부상으로 고생했다. 하지만 올해는 지난 동계훈련을 처음부터 끝까지 소화한 덕분에 큰 부담을 덜었다는 평가다.

부산 관계자는 "이정협의 대표팀 복귀를 기대했지만 이렇게 빨리 올 줄은 몰랐다"면서 "이정협이 J리그에 갔다 오면서 고생 끝에 성숙해졌다는 게 눈에 보인다. 이번 대표팀 복귀는 그야말로 '고진감래'다"라고 환영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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