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한 무실점 행진 FC서울 '유상훈이 있기에...'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19-03-18 07:54



"선의의 경쟁 중인 유상훈이 잘 막아줬다."

최용수 감독이 이끄는 FC서울이 3연승에 실패했다.

16일 제주와의 홈경기서 0대0으로 비기면서 2연승 끝에 1무, 연속 무패에 만족했다.

후반 6분 코너킥 상황에서 정현철의 헤딩슛이 크로스바에 맞는 등 골대 불운까지 겹치며 연승을 이어가지 못했다.

최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조급한 경기 운영 등이 경기 내용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아직 선수들이 인식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잠깐 안일했던 선수단에 경종을 울린 뒤 "한방을 터트려줄 수 있는 전문 골잡이가 있어야 한다"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면서 칭찬을 아끼지 않은 선수가 있었다. 골키퍼 유상훈이다. 서울은 올시즌 현재 유일하게 3경기 무실점의 철벽 방어를 자랑하고 있다. 최 감독이 무실점 수비력의 원천으로 지목한 이가 유상훈이다.

유상훈은 최근 연이은 슈퍼세이브 행진으로 위기의 팀을 구해내는, 숨은 일등공신이다.

지난 제주전도 유상훈이 승점 1점을 챙겨준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후반 2분 찌아구의 강력한 슈팅을 몸으로 막아내다가 급소를 맞고 잠깐 쓰러졌다. 부심의 오프사이드 깃발이 오른 상태였지만 유상훈은 몸을 아끼지 않았다. 7분 뒤에는 또 찌아구의 결정적인 슈팅에 다리를 뻗어 슈퍼세이브를 했다. 23분에는 이창민의 기습 중거리 슈팅에도 동물적인 반사신경을 앞세워 홈팬들의 탄성을 받았다.


지난 10일 성남전(1대0 승)에서 2연승할 때도 유상훈은 결정적인 선방으로 뒤를 받쳤다. 당시 성남이 반격을 거세게 가하던 후반 9분 공민현의 슈팅을 막아낸 데 이어 38분 에델의 결정적인 헤딩슛도 무력화시켰다.

사실 유상훈의 선방쇼는 서울 팬들에게 새삼스러울 일도 아니다. 프로 9년차인 그는 승부차기, 페널티킥에서 믿을 만한 '전문가'로 정평이 나 있다. 하지만 지난해 상주 상무에서 제대한 뒤 주전 경쟁에서 밀렸다가 다시 부활했다는 점이 서울로서는 반갑다. 기존 주전 골키퍼 양한빈에 유상훈까지 '천군만마'를 얻었기 때문이다.

작년 9월 제대하기 전까지만 해도 상주의 골문을 주전으로 지켰던 유상훈은 9월 30일 서울 복귀 후 첫 경기에 출전했지만 하필 상주를 상대로 2실점(2대2 무)한 뒤 한 경기도 나서지 못했다. 부산과의 승강 플레이오프 2경기서도 골문을 책임진 이는 양한빈이었다.

작년 하반기 최 감독이 구세주로 서울로 컴백했을 때만 해도 양한빈의 경기력이 좋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거 서울을 이끌 때 유상훈을 키우고 그의 진가를 잘 알고 있던 최 감독은 동게훈련 동안 선의의 경쟁을 유도했다. 최 감독의 말대로 둘은 "미세한 차이"였지만 유상훈의 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고 올시즌 개막부터 먼저 기회를 줬다.

여기에는 최 감독의 '노림수'가 있었다. "뒤에 백업이라고 할 수 없는 양한빈이 대기하고 있으니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 게 좋은 경기력의 원인이 되고 있다."

선의의 경쟁을 통해 유상훈과 양한빈이 좋은 경기를 하면 팀에 긍정적인 에너지가 될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올해를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동계훈련부터 준비했다"는 유상훈.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최 감독의 의중을 잘 읽어내려가고 있는 셈이다.

그만큼 서울의 무실점 행진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또다른 관전 포인트로 떠오를 전망이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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