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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이 스토리]베트남의 응원 물결, 박항서는 그들의 영웅이었다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9-01-25 10:50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과 일본의 2019 AFC 아시안컵 8강전 경기가 24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알 막툼 스타디움에서 열렸다. 일본 도안 리츠가 페널티 에어리어에서 수비에 걸려 넘어졌다. VAR 판독결과를 지켜보는 심판의 모습. 두바이(아랍에미리트)=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9.01.24/

[두바이(아랍에미리트)=박찬준 기자]"베트남 꼬렌!(베트남, 힘내)"

베트남과 일본의 2019년 아랍에미리트(UAE)아시안컵 8강전이 펼쳐진 알 막툼 스타디움은 베트남 팬들의 함성으로 가득했다. 한켠에서 울트라 니폰이 일본을 열심히 외쳤지만, 그 열기나 규모 면에서 상대가 되지 않았다.

이번 대회는 중동세가 워낙 강하다. UAE는 지리적으로 중동에 있는데다, 다른 중동국가에서 넘어온 이주 노동자가 많다. 때문에 중동 국가의 경기가 펼쳐지는 날은 무조건 그 팀의 홈구장 같은 분위기가 형성된다. 다른 팀은 주눅 들 수 밖에 없다. 유일하게 응원으로 맞설 수 있는 국가가 베트남이었다. 첫 경기인 이라크전부터 그랬다. 금성홍기를 상징하는 붉은색 티셔츠를 입은 1000여명 이상의 팬들이 운집해 베트남을 응원했다. 세는 갈수록 커졌다. 베트남의 선전이 이어지며 관심은 더욱 뜨거워졌고, 일본과의 8강전에서는 3000여명에 달하는 팬들이 경기장을 메웠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과 일본의 2019 AFC 아시안컵 8강전 경기가 24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알 막툼 스타디움에서 열렸다. 베트남 축구팬들이 열띤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 두바이(아랍에미리트)=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9.01.24/
그들의 시선은 단 하나, 박항서 감독을 향했다. 객관적 전력에서 상대가 되지 않는 일본을 상대로 믿을 것은 '박항서 매직'이었다. 박 감독은 그간 베트남팬들의 기대를 100% 충족시켜줬다. 또 한번의 마법이 그들을 행복하게 해줄 것이라 믿었다.

경기는 그렇게 진행이 됐다. 베트남은 초반부터 일본을 강하게 밀어붙였다. 일본은 베트남의 빠른 역습과 탄탄한 수비에 고전했다. 운까지 따랐다. 선제골을 내줬지만 VAR 판독 결과 핸드볼로 선언됐다. 베트남 팬들의 목소리는 갈수록 커졌다. 베트남은 응원에 힘을 얻고 계속해서 좋은 기회를 만들어냈다. 하지만 역시 전력차는 어쩔 수 없었다. 불운한 페널티킥 판정이 이어지며 결국 0대1로 패했다. 베트남팬들은 마지막까지 목이 터져라 응원을 했지만, 결과까지 바꾸지는 못했다.

종료 휘슬이 울린 후 감사의 표시를 하러 찾아온 선수단을 따뜻한 박수롤 맞아줬다. 박 감독은 그 자리까지 함께 하지 못하고 벤치 옆에 서서 웃음을 지었다. 허탈한 웃음이었다. 박 감독은 기자회견장에 환한 미소로 입장했다. 그리고 아쉽고, 아쉬웠던 경기 순간들을 떠올리며 말을 맺었다. 박 감독을 향해 베트남 언론들이 박수를 보냈다. 그들의 영웅을 향한 찬사였다.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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