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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희 톈진과 계약 해지 수순, 졸지에 '명장'서 '야인'재기 노린다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19-01-18 05:20


스포츠조선

K리그 명장 최강희 감독이 중국 슈퍼리그 톈진 취안젠(최근 톈하이로 변경)과 결별 수순을 밟고 있다. 톈진 구단의 운영 주체였던 취안젠 그룹 내부 사정으로 기존 계약을 그대로 유지하기 힘들다고 판단한 것이다.

최강희 감독은 지난해 11월말 톈진 취안젠과 기간 3년, 연봉 약 80억원(추정)에 달하는 대형 계약을 해 큰 주목을 받았다. 전북 현대를 13년 동안 지휘하면서 숱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K리그 최고 명장의 반열에 올랐던 그는 무대를 중국으로 옮기면서 사실상 최고 대우를 받았다. 그는 자신을 도울 한국 지도자로 박건하 최성용 최은성 코치까지 대동했다.

그런데 전혀 고려치 못한 돌발 변수가 발생했다. 최강희 감독 영입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던 취안젠 그룹 수유후이 회장 등 18명이 지난 7일 중국 공안에 구속됐다. 취안젠그룹은 다단계 방식으로 큰 돈을 벌었다. 지금은 중국 전역에서 병원 및 의료 제약 사업을 벌이고 있다. 이번 사건의 발단은 취안젠 그룹에서 만든 건강보조식품을 먹은 어린(4세) 아이의 사망이었다. 중국 내 비난 여론이 들끓었고, 사법당국이 취안젠 그룹을 허위 광고 의혹으로 조사를 시작하면서 그룹 총수가 잡혀들어가고 말았다. 이후 당국은 취안젠 그룹의 자금 흐름을 동결시켰다.

이렇게 되자 톈진 취안젠 구단에 충격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취안젠 그룹의 미래가 흔들리는 과정에서 축구단 운영이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취안젠 그룹은 축구단에 2000억원 이상의 거금을 투자했다. 브라질 축구 스타 파투, 벨기에 국가대표 미드필더 비첼 등을 보유했다. 그러나 취안젠 그룹이 구단을 운영하기 힘들게 되자 운영 주체가 톈진시 체육국으로 넘어갔다. 정상적으로 슈퍼리그(1부)에 참가하기 위한 조치였다. 스타디움과 엠블럼에서 취안젠 간판을 떼내고 톈하이로 바꿔 달았다.

구단 예산이 대폭 삭감되는 것도 불가피했다. 이에 따라 최강희 감독이 기존 취안젠 그룹과 맺은 계약을 그대로 이행하기 어렵게 됐다. 중국 언론(시나 스포츠)은 톈진축구협회가 지난 15일 최강희 감독과 한국 코칭스태프에게 계약 취소 요청 서한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최강희 감독에게 이런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 없었다. 그는 지난해말 일시 귀국했다가 새해를 국내에서 보내고 바로 팀에 합류해 중동 UAE 아부다비에서 전지훈련을 진행했다. 그러다 구단의 계약 취소 소식을 접하고 톈진으로 이동했다.

중국 언론은 최강희 감독이 구단과 미팅을 갖고 항의의 뜻을 전한 후 기자회견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부에선 최강희 감독이 더이상 톈진 톈하이와 함께 일하는 건 어렵다고 보고 있다. 최 감독은 구단과 결별에 앞서 원만한 해결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와 함께 한 한국 코치들에 대한 계약도 잘 마무리해야 한다.

최 감독은 당분간 '야인'으로 지낼 수 있다. 그러나 무직 기간이 길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그는 전북 감독 시절 중국과 중동 프로팀에서 영입 제안을 '제법' 받았다. 톈진 취안젠과 함께 그를 원했던 클럽은 중국 상하이 선화였다. 그 밖에 공개되지 않은 구단도 몇 곳 더 있다. 이미 아시아 무대에선 A급 지도자로 평가받고 있어 2019시즌 중에도 그는 감독 영입 리스트 상단에 위치할 것 같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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