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룡영화상후보작

스포츠조선

부산 아이파크 코칭스태프 '드림팀' 탄생 배경은?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18-12-21 05:22


조덕제 감독.



'사공이 많다?'

20일 축구계와 축구팬들은 적잖이 술렁거렸다.

K리그2 부산 아이파크가 확정한 신임 코칭스태프 구성때문이다. 조덕제 감독(53)을 필두로 노상래(48)-이기형(44) 코치진이다.

노상래는 전남, 이기형은 인천 유나이티드를 이끌었던 감독 출신이다. 감독에서 곧바로 코치로 변신한 것도 드물거니와 감독-코치 3명 모두 감독급으로 구성된 것도 구단 사상 처음이다.

대부분 부산 팬들은 환영한다. 드림팀, 어벤저스라 부른다. 공격수 출신 노상래, 수비수 출신 이기형 코치는 감독까지 역임한 경험을 바탕으로 막강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3시즌째 1부 승격에 실패한 부산이 2019년 시즌에는 기필코 승격의 꿈을 이루겠다는 강력한 의지 표명이기도 하다.

특히 조 감독은 부산의 전신인 대우 로얄즈 출신이어서 부산 팬들의 호감도가 높다. 그는 1988∼1995년 대우 로얄즈에서 미드필더로 213경기에 출전한 '원클럽맨' 출신이다.

코칭스태프 드림팀에 대한 긍정 기대가 있는 한편 '사공이 많은 거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이른바 '머리가 굵어진' 감독 출신 코치가 2명이나 있으니 감독 입장에서 다루기 힘들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하지만 부산 구단 관계자는 '기우'라고 말했다. 구단에 따르면 노상래-이기형 코치를 요청한 이는 조 감독이었다. 부산 관계자는 "조 감독께서 2명의 코치와 이미 충분한 교감을 나눴고 불협화음이 발생하지 않을 자신이 있으니 그렇게 한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노상래 코치(왼쪽)와 이기형 코치.


사실 부산의 조덕제 감독-노상래 코치 조합은 오래 전부터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조 감독은 2017년 11월부터 최근까지 대한축구협회 대회위원장을 맡으면서 업무 능력 등 면에서 부산 구단주인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한다. 여기에 조 감독은 그동안 지인들에게 '만약 감독직을 새로 맡게 된다면 노상래와 같이 일하고 싶다'는 뜻을 피력했다. 조 감독이 2004~2011년 아주대를 이끌 때 노 코치가 코치로 보좌(2007년)한 인연이 있다.

단순히 이런 인연 때문 만은 아니다. 공교롭게도 조 감독과 노 코치-이 코치는 2016년 12월 P급 라이선스 교육생 동기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이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진출팀 감독에 대해 P라이선스 필수 보유로 규정을 강화하면서 국내 감독 사이에서 P라이선스 바람이 불었을 때다.

각자의 팀을 이끌고 있던 3명은 함께 교육을 받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친분을 쌓았고 축구철학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누가 말하지 않아도 '함께 일하고 싶은 선·후배'가 됐다는 게 구단의 설명이다.

지도자로서 조 감독과 비슷한 경험도 공유하고 있다. 조 감독은 수원FC를 1군으로 끌어올리는 대이변을 연출했다가 2군으로 다시 내려가는 실패를 경험했다. 노 코치와 이 코치 역시 전남과 인천에서 돌풍의 중심에 섰다가 쓴맛을 보며 야인으로 돌아갔다.

쓰라린 실패를 경험했기에 어떻게 하면 두 번 다시 실패하지 않을지, 그 방법도 잘 알 수 있다. 부산 구단은 "사실 코치들에게 다른 구단의 감독 제의도 있던 것으로 안다. 그런데도 조 감독의 러브콜을 받아들였다"면서 "그만큼 조 감독과의 신뢰가 두터운 데다, 기업구단 부산의 꿈을 이루기 위해 백의종군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바로가기스포츠조선 남북교류 특별페이지]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