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프터스토리]'QPR 옛동료'윤석영X이슬라,훈훈한 유니폼 교환"많이 배웠다"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8-09-12 05:30


한때 QPR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윤석영과 이슬라가 첫 A매치에서 치열한 혈투를 펼친 후 유니폼을 교환하며 서로를 따뜻하게 포옹하고 있다.

"이슬라와 처음 A매치를 치렀다. 배울 점이 많은 친구다."

1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칠레와의 평가전, 90분 종료 휘슬이 울린 직후 벤투호의 '왼쪽 풀백' 윤석영(28·FC서울)과 칠레의 '오른쪽 풀백' 마우리시우 이슬라(30·페네르바체)가 서로 손을 맞잡았다. 환한 미소로 유니폼을 교환하더니 서로를 따뜻하게 포옹했다. 윤석영과 이슬라는 옛 동료다. 2014~2015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QPR에서 동고동락했다. 13번 윤석영은 23경기를 뛰었고, 14번 이슬라는 26경기를 뛰었다. 왼쪽-오른쪽 풀백으로 포백라인을 나란히 지키며 매경기 호흡을 맞췄다. 축구의 인연은 지구 반대편의 옛 절친을 다시 만나게 했다. 4년만에 한국과 칠레의 A매치에서 윤석영과 이슬라가 만났다.

윤석영은 이날 전반 30분, 홍 철의 갑작스러운 부상으로 조기 투입됐다. 2016년 11월 이후 무려 22개월만의 A매치 복귀전이었다. 오른쪽 측면을 바지런히 오르내리는 이슬라와 끊임없이 충돌했다. 후반 이슬라는 폭발적인 오버래핑을 선보였다. 문전의 에이스 아르투로 비달을 향해 날카로운 크로스를 잇달아 올렸다. 윤석영은 온몸을 던져 이슬라를 저지했다. 시종일관 치열했던 축구전쟁은 결국 0대0으로 마무리됐다.

90분 전쟁후 평화가 찾아왔다. 서로 유니폼을 교환하며 우정을 나눴다. 윤석영은 "이슬라는 큐피알에서 워낙 친하게 지냈던 친구다. 서로 장난도 많이 치고, 친하게 지냈다"며 웃었다. "A매치에서 난생 처음 상대선수로 붙어봤다. 원래 좋은 선수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오늘도 활동량도 많았고 잘했다. 위협적이었다. 배울 점이 많은 친구"라고 말했다.

FIFA랭킹 12위 칠레와의 경기는 예상대로 녹록지 않았다. 상대의 촘촘한 압박을 깨지 못해 애를 먹었다. 그러나 윤석영은 칠레와 같은 강팀과의 맞대결을 반겼다. "약팀과 경기하는 것보다 강팀과 붙는 것이 좋다. 우리에게 배움의 기회도 되고, 자신감도 생긴다. 이런 경험을 자꾸 쌓아나가야만 강팀을 만났을 때 우리만의 경기운영을 할 수 있다."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11일 오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칠레와 평가전을 치렀다. 벤투 감독이 교체출전하는 윤석영에게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 수원=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8.09.11/
22개월만의 A매치 복귀전, 옛 동료와의 양보없는 맞대결 등 윤석영 개인에게도 잊지 못할 경기다. 윤석영은 "오랜만에 대표팀에 다시 오게 돼 영광이다. 파주는 낯설지 않았지만 감독님이 바뀌시고 오랜만에 대표팀에 들어오면서 설렘과 긴장감이 있었다. 예상치 못한 타이밍에 경기에 투입돼 힘든 점도 있었지만 무실점으로 마무리하게 돼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는 소감을 밝혔다.

윤석영은 2012년 런던올림픽 동메달 직후, 2012년 11월 A매치 데뷔전을 치렀었다. ㅅ물두 살의 거침없던 축구청춘은 잉글랜드, 덴마크, 일본 등을 오가며 영광과 시련을 두루 경험했다. 지난 여름 뛸 기회를 찾아 FC서울 유니폼을 입었다. 2018년, 런던 세대는 이제 벤투호의 베테랑, 고참이 됐다. "런던올림픽, 브라질월드컵을 다녀왔고, 올해 러시아월드컵을 하면서 선수들이 많이 바뀌었다. 어린 선수들이 아시안게임 금메달도 땄다. 어리고 좋은 선수들이 많이 나타났다. 한국축구를 위해 아주 좋은 일이다. 훌륭한 어린 후배들이 많이 들어와서 대표팀 스쿼드가 두터워지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왼쪽 풀백 포지션에선 박주호, 김진수, 홍 철 등과의 시너지를 소망했다. "(홍)철이, (김)진수, (박)주호형 좋은 선수들이 많다. 함께 힘을 내서 대표팀에 보탬이 됐으면 좋겠다. 우리끼리는 스스럼없이 다 친하다. 서로 도와가면서 보완할 부분에 대한 이야기도 자주 나눈다. 같은 포지션이긴 하지만 누가 뛰든 서로 도와가면서 시너지를 내고 싶다."
수원=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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