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역자 보내는 상주상무 '한편으로 속쓰린다' 왜?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18-09-05 05:20


상주 상무의 8기 전역 선수들이 상주 구단이 마련한 전역식에서 기념촬영을 했다. 사진제공=상주 상무



"병역 의무 완수 축하하며 보내야하지만…."

상주 상무의 연례 행사가 올해도 다가왔다.

21개월 만기 복무를 마친 전역자들의 전역식이다. 이번에 기수로는 8기를 배출했다. 김도형 김호남 주민규 김태환 김남춘 홍 철 유상훈 임채민 진대성 이광선 신세계 윤주태 최진호 최필수 김진환 여 름 김병오 등 총 17명이다.

이들은 4일자로 각자 원소속팀으로 돌아갔다. 지난 겨울 괌 전지훈련 도중 성폭행 관련 사건으로 현지 법원의 재판이 진행 중인 김병오(수원FC)는 관계기관 조사 등으로 빠진 일수때문에 7일 전역한다.

해마다 맞는 전역식만 놓고 보면 딱히 남다를 게 없다. 하지만 올해 유독 한편으로 씁쓸한 아쉬움을 감출 수가 없다. 상무에 입대해서 제대로 써먹지도 못하고 보내야 하는 핵심 선수가 수두룩했기 때문이다.

상반기까지 선전했던 상주는 하반기 들어 4무3패의 부진에 빠져 강등권까지 걱정할 처지다. 주요 선수들이 있었다면 이렇게까지 추락하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하면 더 속이 쓰린다. 대표적인 이가 김병오다. 핵심 공격수로 뛰어야 할 그는 동계 전지훈련 중 사건 때문에 올시즌 지금까지 통째로 쉬었다. 재판이 진행 중이라 유죄 확정판결이 나지 않았지만 복무 시간에 해당되는 전지훈련 중 일탈 행위를 하는 등 군인으로서 규율을 위반한 것은 사실이다.

군인 신분인 데다 '성폭행 의혹'이란 사안이 중대해서 출전시킬 수가 없었다. 선수로서 활동을 하지 못하고 사건 이후 7개월 동안 '영내대기·근무'만 해왔다. 어디 아픈 것도 아닌데 한 경기도 쓰지 못하고 보내줘야 한다.

김병오는 '사고'를 친 케이스지만 다른 선수들은 열심히 뛰다가 입은 부상으로 장기간 이탈한 것이라 원망할 수도 없다. 주민규는 시즌 초 인대 부상을 하는 바람에 올시즌 11경기밖에 뛰지 못했다. 지난해 상주에서 32경기 17골-6도움으로 '주포' 역할을 톡톡히 했고, 올시즌에도 제대 말년 대활약을 기대했다.


하지만 주민규는 오랜 재활 끝에 지난달 18일부터 복귀했고 25일 전북전(2대2 무)에서 득점포를 재가동하는 등 이제 부활하는가 싶었는데 전역이란다. 상주는 울면서 보내는 반면 원소속팀 서울이랜드는 몸을 만들어 돌아오니 웃음 가득이다.

주민규가 지난 4월 최초 부상했을 때 대체 공격수로 쓰려고 했던 윤주태(FC서울)도 상주에겐 몹시 아픈 구석이다. 윤주태는 주민규를 대신해 출전하자마자 부상을 하는 바람에 내내 이탈했다가 주민규와 비슷한 시기에 복귀했다. 올시즌 뛴 경기가 고작 8경기, 지난해에도 부상으로 인해 총 9경기(승강PO 포함)밖에 뛰지 못했다.

또다른 공격수 여 름도 올시즌 지난해(26경기)의 절반도 안되는 11경기를 뛰는데 그쳤고 진대성(대전)은 군복무 두 시즌 동안 총 3경기 출전했다. 하필 이들 모두 공격수다. 이 때문에 상주는 수비수 이광선을 최전방으로 투입하는 등 고생이 이만저만 아니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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