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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우(베로나)는 해결사였다. '크랙'. 답답한 0-0 상황을 그가 끝냈다. 연장 전반 3분 이승우가 왼발로 찬 공이 굳게 닫혔던 숙적 일본의 골망을 흔들었다. 이승우는 광고판에 올라가 세리머니를 펼쳤다.
그는 시동을 천천히 걸었다. 조별리그에서 뛸 기회가 많지 않았다. 바레인과의 1차전에서 후반 교체 투입됐으며, 말레이시아와의 2차전에선 아예 출전하지 않았다. 키르기스스탄전에선 후반 교체 투입. 조별리그 3경기에서 48분을 소화하는 데 그쳤다. 하지만 이승우는 확실한 스타 기질을 보였다. 패하면 떨어지는 토너먼트에서 해결사로 등장했다.
지난 23일 이란과의 16강전에서 개인 첫 골이 나왔다. 황의조의 골로 1-0으로 앞선 후반 10분. 이란 수비수가 걷어낸 공이 그 자리에서 높게 뜨고 말았다. 이승우가 이 공을 따낸 뒤 오른쪽으로 수비수 3명을 제쳤다. 이어 정확한 오른발 슛으로 쐐기골을 터뜨렸다. 또한, 전방에서부터 강한 압박을 하면서 이란 수비수들에게 부담을 가중시켰다.
이승우는 베트남전에서도 5~6명의 수비수들이 공격진을 막아 선 숲에서 골맛을 봤다. 밀집 수비에서 재치있는 슈팅으로 그 골을 만들었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이승우는 쇄기골까지 터뜨렸다. 후반 10분 중원에서 공을 잡고 질주했다. 황희찬에게 스루 패스를 넣었고, 경합 과정에서 공이 수비수의 발에 맞고 흘렀다. 이 때 쇄도하던 이승우가 오른발로 공을 가볍게 차 넣어 베트남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보고르(인도네시아)=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