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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이란]'결승골' 황의조 안뽑았으면 어쩔뻔 했나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8-08-23 23:24


23일 오후 인도네시아 치카랑시 위바와 묵티 경기장에서 2018 아시안게임 축구 한국과 이란의 16강전이 열렸다. 전반 첫골을 성공시킨 한국 황의조가 손흥민과 기뻐하고 있다.
치카랑(인도네시아)=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2018.08.23/

23일 오후 인도네시아 치카랑시 위바와 묵티 경기장에서 2018 아시안게임 축구 한국과 이란의 16강전이 열렸다. 전반 첫골을 성공시킨 한국 황의조가 손흥민과 기뻐하고 있다.
치카랑(인도네시아)=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2018.08.23/

황의조(26·감바 오사카)의 선발은 말 그대로 '신의 한수'가 됐다.

황의조는 23일 인도네시아 버카시의 위바와 묵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란과의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16강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렸다. 한국은 이란을 2대0으로 꺾고 8강에 올랐다. '난적' 이란을 제압하며 가라앉았던 분위기를 끌어올리며 금메달을 향한 기대감을 높였다.

또 한번 황의조가 날았다. 황의조는 첫 경기에서 맹활약을 펼쳤다. 유럽파들이 뛰지 못한 바레인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골 뿐만 아니라 날카로운 움직임과 패스로 한국의 공격을 이끌었다. 와일드카드 다운 활약이었다. 한국은 바레인을 6대0으로 제압하며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하지만 이후 분위기가 꼬였다.

말레이시아에 1대2로 패했다. 황의조는 만회골을 기록했지만, 패배로 빛이 바랬다. 한국은 이 패배로 조1위가 좌절됐다. 가시밭길을 예고했다. 한국은 키르기스스탄과의 3차전에서 1대0으로 승리하며 16강에 올랐다. 황의조는 침묵했다. 손흥민과의 호흡이 잘 맞지 않았다. 우려의 목소리가 점점 더 커졌다.

하지만 결정적 순간, 황의조의 득점포가 다시 한번 터졌다. 최전방 공격수로 나선 황의조는 이란의 수비진에 막혀 이렇다할 움직임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를 지원해 줄 2선 공격수들과의 호흡도 좋지 않았다. 하지만 황의조에게는 한방이 있었다. 전반 40분 황인범이 왼쪽에서 올려준 크로스를 침착하게 마무리했다.

대회 전 황의조는 논란의 중심에 섰다. 김학범 감독은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3장의 와일드카드로 손흥민(토트넘) 조현우(대구) 황의조를 택했다. 그 후 많은 팬들로부터 '왜 황의조를 택했냐', '인맥 축구냐'라는 비난을 받았다. 김 감독이 성남FC 지휘봉을 잡았을 당시, 황의조가 함께 한 바 있다. 이 때문에 황의조를 발탁했다는 논란이었다. 그러나 김 감독은 "컨디션이 좋은 선수를 뽑았다. 의리 같은 건 없다"고 못박았다.

실제로 황의조는 쾌조의 컨디션을 보이고 있었다. 일본 J리그에서 득점 상위권에 오를 정도. 아시안게임 차출을 앞두고 지난 1일에는 리그 9호골을 터뜨렸다. 컵대회까지 포함해 올 시즌 총 14골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논란은 잦아들지 않았다. 국내에서 합류한 황의조는 "주변에서 전해들어 알고 있다. 그러나 신경 쓰지 않고, 몸 관리와 선수들과의 어우러지는 데에 집중할 생각이다. 내가 더 잘해야 한다.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면 팬들도 좋게 봐주실 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실력으로 증명하면 될 일이었다. 황의조는 자신과의 약속을 지켰다.

벌써 5골을 터뜨리며 와일드카드의 존재 가치를 확실히 보여준 황의조. 그를 뽑지 않았으면 어쩔뻔 했나.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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