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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키르기스스탄]역시 해결사는 손흥민이었다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8-08-20 22:51




역시 해결사는 '손샤인' 손흥민(26·토트넘)이었다.

손흥민이 김학범호를 살렸다. 손흥민은 20일 인도네시아 반둥의 시 잘락 하루팟 스타디움에서 열린 키르기스스탄과의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E조 최종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렸다. 한국은 1대0 신승을 거뒀다. 2승1패가 된 한국은 조2위로 16강에 올랐다.

답답한 경기였다. 벼랑 끝에 몰린 김 감독은 손흥민 황의조(감바 오사카) 조현우(대구) 등 와일드카드를 총출동시켰다. 전술도 공격적인 4-3-3으로 바꿨다. 하지만 경기는 풀리지 않았다. 상대의 밀집수비에 막혀 이렇다 할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주장 완장을 찬 손흥민은 왼쪽 날개로 나섰다. 사실상 프리롤이었다. 2선에서 자유롭게 움직였다. 하지만 위협적이지 못했다. 전반 7분 황인범(아산)의 크로스를 가슴 트래핑 후 수비 한명을 벗긴 후 때린 슈팅이 가장 위협적이었다. 손흥민이 막히자 한국의 공격도 반감이 됐다.

김 감독은 후반 변화를 택했다. 황의조를 빼고 황희찬(잘츠부르크)을 투입했다. 손흥민이 최전방 원톱으로 올라섰다. 행동반경이 넓어진 손흥민은 조금씩 자신의 기량을 펼치기 시작했다. 하지만 여전히 경기는 생각대로 풀리지 않았다. 설상가상으로 상대의 역습이 살아났다. '혹시' 하는 불안감이 찾아온 순간, 손흥민이 나섰다. 후반 18분 장윤호(전북)이 왼쪽에서 올려준 코너킥을 멋진 오른발 발리슛으로 마무리했다. 이번 대회 첫 골이었다. 그제서야 모두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고, 한국은 그제서야 편안하게 경기를 풀어갈 수 있었다. 빅스타의 힘이었다.

하지만 아쉬움도 많았다. 세트피스에서 골을 넣었지만, 오픈 플레이에서는 큰 위력이 없었다. 손흥민은 김학범호의 핵심 공격수다. 이견이 없다. 손흥민은 가장 먼저 와일드카드로 낙점을 받았다. 김학범 감독이 "뽑지 않을 이유를 설명해 달라"고 할 정도였다. 손흥민은 대한민국을 넘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정상급 공격수로 성장했다. 개인능력은 이번 대회에 참가한 선수들 중 최고다.

하지만 축구는 개인종목이 아니다. 천하의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도 매번 우승을 하는 것이 아니다. 역시 중요한 것은 '팀에 어떻게 녹아들고, 팀 안에서 어떻게 플레이 하느냐' 이다.

그런 의미에서 키르기스스탄전에서 보여준 손흥민의 움직임은 아쉬웠다. 13일 김학범호에 합류한 손흥민은 15일 말레이시아와의 2차전에 교체출전하며 예열을 마쳤고, 키르기스스탄전에 처음으로 스타팅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일주일간 호흡을 맞췄지만 손흥민의 장점을 살릴만한 전술적 움직임이 없었다. 프리롤 때는 경기에 많이 관여하지 못했다. 터치 자체가 적었다. 무엇보다 손흥민의 스피드가 전혀 나오지 않았다. 원톱으로 올라선 뒤 터치 횟수가 늘어났지만, 손흥민의 폭발적인 질주는 보이지 않았다. 좌우 측면에 볼이 집중되며, 손흥민이 할 수 있는게 많지 않았다.

결국 우리가 원하는 목표까지 오르기 위해서는 대표팀 최고의 전략 무기, 손흥민 활용도를 극대화 해야 한다. 그래야 상대 밀집을 뚫을 수 있다. 한골로 만족하면 안된다. '손'을 잘 써야 금메달을 딸 수 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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