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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둥 리포트] '가시밭길' 김학범호, 와일드카드 존재감 절실한 이 순간

선수민 기자

기사입력 2018-08-20 08:27 | 최종수정 2018-08-20 11:00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E조 한국과 바레인의 경기가 15일 오후 인도네시아 반둥시 자락 하루팟 스타디움에서 열렸다. 후반 황의조가 교체되며 손흥민과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반둥(인도네시아)=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2018.08.15/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축구대표팀 6일 오후 파주스타디움에서 훈련을 했다. 조현우와 황의조가 함께 세트피스 훈련을 하고 있다. 파주=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8.08.06/

위기의 김학범호가 분위기를 다 잡고 있다. 위기의 순간, 손흥민을 비롯한 와일드카드들의 존재감이 절실하다.

가시밭길이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대표팀은 지난 17일 말레이시아전 패배(1대2)로 제동이 걸렸다. 주장 손흥민은 미팅을 통해 "창피한 일이다. 월드컵에서 우리가 독일을 이긴 것 처럼, 말레이시아전 패배도 우리의 커리어에 남는 것이다. 이런 일이 반복돼선 안 된다"라고 했다. 손흥민은 합류 직후부터 그라운드 안팎에서 후배들을 독려하고 있다. 말레이시아전에선 후반 12분 투입돼 처음 경기를 소화했다. 김 감독이 총력전을 예고한 만큼, 앞으로는 출전 시간이 늘어날 전망. 그라운드 안에서의 활약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손흥민은 특급 와일드카드라 불린다. 현지에서의 인기도 대단하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팀들을 모두 살펴봐도, 손흥민 만큼의 인지도를 가진 선수는 없다. 그만큼 기대가 큰 것도 사실이다. 손흥민 하나만 믿고 갈 수는 없지만, 공격은 달라져야 한다. 주변에서 손흥민을 잘 돕는 다면 파괴력은 배가 될 수 있다. 프리킥 상황에서도 손흥민의 슈팅 능력은 믿을 만하다. 무엇보다 그라운드 안에서 중심을 잡아줄 수 있다. 지난 말레이시아전 패배 후 손흥민은 "선수들이 초반에 실점해서 당황했다. 어린 선수들인데 경기장에서 컨트롤 할 선수가 없어 아쉬웠다. 나도 많은 책임감을 느낀다"고 했다. 주장으로서 그 역할을 해야 한다.

또 다른 와일드카드 공격수 황의조의 컨디션이 좋다. 2경기 연속 골에 성공했다. 현재 공격진에서 골 결정력이 가장 좋다. 선발 라인업에서 쉽게 뺄 수 없을 정도로 존재감이 크다. 무르익은 골 감각을 이어간다면 대표팀으로선 더할 나위 없다. 그는 말레이시아전 패배 후 "전체적으로 패스 타이밍이 조금 늦었다. 공격수들도 유기적인 움직임이 아쉬웠다. 선수들끼리 얘기를 하면서 조금씩 맞춰가야 할 것 같다. 아직 많은 경기가 남았으니 잘 맞추면서 좋은 경기를 해야 할 것 같다"고 되돌아봤다. 손흥민과 함께 출전했을 때 발만 잘 맞는다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15일 바레인전처럼 선제골의 선봉장이 돼야 한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E조 2차전 한국과 말레이시아의 경기가 17일 오후 인도네시아 반둥시 잘락 하루팟 스타디움에서 열렸다. 경기 전 조현우와 손흥민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반둥((인도네시아)=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2018.08.17/
조현우의 존재감도 크다. 와일드카드 발탁 당시 의문의 시선도 있었다. '굳이 와일드카드로 골키퍼를 뽑을 필요가 있냐'는 의견이었다. 하지만 이같은 시선은 조금씩 바뀌고 있다. 김 감독은 바레인전에서 조현우, 말레이시아전에서 송범근을 차례로 투입했다. 결과는 너무 달랐다. 조현우는 바레인전 막판 연이은 선방쇼를 펼쳤다. 반면, 송범근은 아쉬운 실수를 저질렀다. A대표팀 주전 골키퍼 조현우의 안정감이 돋보였던 순간이었다. 토너먼트가 진행될수록 중요한 경기에서 조현우 카드를 활용할 가능성이 커졌다.

세 명의 와일드카드는 당초 '무실점 우승'을 목표로 했다. 2경기 만에 그 목표는 이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선배로서, 또 에이스로서 아직 해야 할 일이 많다. 그라운드 안에서 후배들을 다독이고,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와일드카드 발탁의 이유를 증명해야 한다. 그 어느 때보다 어깨가 무겁다.
반둥(인도네시아)=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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