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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메달 사냥이 쉽지 않다. 아시아 최고의 전력으로 꼽혔지만, 험난한 길로 들어섰다.
말레이시아전은 꼭 잡았어야 할 경기였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대표팀은 15일 바레인과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6대0 완승을 거뒀다. 기대 이상의 점수차였다. 그러나 17일 말레이시아와의 2차전에선 전혀 다른 결과를 냈다. 1대2 패배. 앞서 열린 경기에서 바레인과 키르기스스탄이 1대1로 비겼다. 따라서 한국은 말레이시아를 꺾으면 1위로 16강 진출을 확정 지을 수 있었다. 그러면 키르기스스탄과의 최종전에 힘을 쏟을 필요가 없었다. 그러나 충격적인 패배로 가시밭길이 됐다.
한국이 2위로 16강에 진출하면, F조 1위와 맞붙게 돼있다. 현재 F조 1위는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다. 두 팀은 나란히 1승1무에 골득실 +3을 기록 중이다. 게다가 맞대결에서 0대0으로 비겼다. 최종전에서 이란은 미얀마를, 사우디는 북한을 만난다. 전력만 놓고 보면, 이란의 1위가 더 유력하다. 한국이 16강에서 이란을 꺾으면, 이번 대회 우승 후보 중 하나인 우즈베키스탄과 8강에서 격돌한다. 여러모로 어렵다. 김학범 감독은 말레이시아전 패배후 "험한 길을 택하게 됐다. 1위로 16강에 갔을 때와 2위로 갔을 때는 차이가 크다. 기꺼이 감수하겠다"고 했다.
결코 쉬운 상대는 없었다. 대표팀은 비교적 쉬운 조 편성 결과를 받아 들고도 1위에 실패했다. 도전자의 입장이다. 당장 키르기스스탄부터 잡고 다음 경기를 생각해야 한다. 로테이션을 생각할 여유도 없어졌다. 최악의 시나리오로 향하고 있다.
반둥(인도네시아)=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