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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6번째 유니폼' 이광진 "좋은 동기부여, 팀에 긍정 영향 주고파"

선수민 기자

기사입력 2018-06-27 06:10


경남FC 유니폼을 입은 이광진.

미드필더 이광진(27)이 6번째 프로 유니폼을 입었다. 3년 만에 다시 오른 1부 리그. 마음가짐도 새롭다.

이광진은 동북중-동북고를 졸업해 2010년 FC서울의 우선 지명을 받고 프로에 데뷔했다. FC서울의 유망주 중 한 명이었다. 기대 만큼 재능을 꽃 피우진 못했지만, 소속팀에서 궂은 일을 도맡아 했다. 임대와 이적이 잦았다. 대구-광주-대전-대구-수원FC를 거치면서 소위 말하는 '저니맨'이 됐다. 이번에는 트레이드를 통해 경남FC로 이적했다. 중원의 깊이를 더해줄 후보다. 새로 입은 유니폼, 그리고 가장이 된 그의 책임감과 절실함 더 커졌다.

3년 간 몸 담았던 팀을 갑작스럽게 떠나면서 아쉬움도 있었다. 팀에서 부주장 역할까지 맡고 있었기 때문. 이광진은 "수원FC에 감사한 마음이 정말 많다. 프로 9년차가 됐는데, 사실 한 팀에서 경기를 제대로 뛰어보지 못했다. 하지만 수원에선 70경기 정도를 뛰었다. 그런 기회를 준 팀이라 더 감사하다"고 했다. 주변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그는 "시즌을 끝내지 못하고, 팀을 옮겨서 남은 선수들과 주장 (이)승현이형에게 미안한 마음도 있다. 그동안 승현이형을 비롯해 주장 형들에게 축구와 인생에 대해 정말 많이 배웠다. 좋았던 기억이 많았다"면서 "구단 지정 병원에서도 아낌 없이 도와주셨다. 안 아플 때도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셨다. 건강하게 뛸 수 있는 원동력이었다"고 전했다.

가족도 빼놓을 수 없는 존재다. 2016년 12월 결혼해 지난해 12월 득남했다. 이광진은 "팀이 클래식(K리그1)에 있을 때, 결혼을 하고 싶어서 동기부여가 됐다. 주변에서 결혼을 앞두고 있는데 더 많은 경기를 뛰어야 하지 않냐는 얘기를 했다. 그리고 작년에는 아기가 아내 뱃속에 생기겼다. 태어날 아기를 위해 더 열심히 했고, 지금은 태어난 아기를 위해 열심히 뛰려고 한다. 육아를 해보니 정말 쉬운 일이 아니다. 아내가 힘들지만, 내조를 정말 잘 해준다. 나에게는 큰 힘이 된다"고 했다.

이제 또 다른 출발점에 서있다. 지난해 K리그1으로 승격한 경남은 현재 4위(6승4무4패)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다만, 백업층이 약해 전력 보강이 필요했다. 월드컵 휴식기에 새로운 선수들이 합류했다. 이광진은 지난 18일 구단의 통영 전지훈련에 처음 참가했다. 그는 "아직 어색하고, 새로운 곳에서 한다는 게 쉬운 건 아니다. 하지만 다 적응하기 마련이다. 그래도 코치진 등에서 아는 사람들이 많아서 좋다. 내가 어렸을 때 알고 지낸 형들도 많다. 또 부주장 (최)영준이는 과거 연령대 대표팀에서 함께 한적이 있어서 잘 안다. 적응하기에는 편한 부분이 있다"고 했다.

1부 리그로 돌아온 이광진의 키워드는 '도전'과 '팀 성적'이다. 그는 "1부 리그에 도전하는 입장이란 생각이 많이 든다. 과거에 수원FC에서 뛰어봤지만, 또 다른 상황에서 해보게 됐다. 더 도전해보고 싶은 게 사실이다"라면서 "누구는 저니맨이라고 말한다. 그래도 무언가 인정받는 게 있기 때문에 팀을 옮길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돌아보면 올해는 변화가 필요했던 시기인 것 같다. 스스로 안주하는 모습보다 도전해서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느낀다. 정말 좋은 동기부여가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경쟁에 대해선 "스포츠라면 어딜 가든 계속 해야 한다.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광진은 "팀이 높은 순위에 있다. 분명 지켜내기 위해 선수들을 영입했을 것이다. 분명 부담감은 있지만, 그걸 기대감으로 바꾸려고 한다. 좋은 선수들이 많이 왔다.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영향들을 뿜어내야 한다. 잘 만들어온 전술 사이에 들어와서 누가 되지 않고, 도움이 되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적응은 물론이고, 감독님 색깔에 맞춰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무조건 상위 스플릿에 남는 게 최대 목표다. 경기에도 최대한 많이 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내 영입에 의구심을 가지는 팬들도 있기 때문에, 의문을 지우기 위해선 몸으로 보여주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잘 녹아들어서 팀이 높은 위치에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선 아직 미필인 이광진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나이가 차서 올 시즌이 끝나면 병역 문제를 해결해야 하기 때문. 정신이 해이해질 수 있는 상황에서도 이광진은 굳은 다짐을 새겼다. 그는 "그동안의 경험을 보면, 입대를 앞둔 선수들이 항상 위험했다. 잘 안 되면 '조금 뛰다가 군대 가면 되지' 혹은 잘 뛰어도 '잘하면 뭐해, 군대 가야하는데'라고 생각하는 경우를 많이 봤다. 팀 분위기를 깨기도 했다. 멘탈을 잘 잡아야 한다. 주변에서 미필이라 오래 못 쓴다는 얘기도 하지만, 난 남은 6개월을 더 소중하게 쓰고 싶다. 군대를 간다고 끝이 아니다. 경기에 나가든, 못 나가든 팀에 도움이 되는 행동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광진의 새 도전은 이제 막 시작됐다.
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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