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늙은 전차? '뉴 독일' 속 새 얼굴들 '독'이 바짝 올랐다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8-06-26 15:11


Germany's forward Marco Reus reacts as he speaks during a press conference, in Vatutinki, near Moscow, on June 25, 2018, as part of the Russia 2018 World Cup. / AFP PHOTO / Patrik STOLLARZ

2014년 브라질월드컵 우승컵에 입 맞춘 건 독일이었다. 4년이 흘렀다. 감독은 그대로다. 요하임 뢰브가 여전히 지휘봉을 잡고 있다. '여우'는 팀을 리빌딩했다. '뉴 독일'을 만들었다.

한데 아이러니컬한 건 2018년 러시아월드컵을 위해 뢰브 감독의 선택을 받은 23명의 평균나이(27.1세)는 오히려 4년 전보다 1.1세 높아졌다. 월드컵 우승을 경험한 멤버가 9명이나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제대로 활용되는 멤버는 여섯 명 정도다.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 중앙 수비수 마츠 훔멜스, 제롬 보아텡, 미드필더 토니 크로스, 율리안 드락슬러, 공격수 토마스 뮐러다. 마티아스 긴터, 사미 케디라, 메수트 외질은 활용하면 불안하고 활용하지 않으면 아까운 계륵 같은 존재가 되고 있는 모습이다. 마르커스 소르그 독일대표팀 코치는 지난 25일 러시아 모스크바 근교에 위치한 독일 베이스캠프가 차려진 바투틴키 호텔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케디라와 외질은 스웨덴전을 벤치에서 90분간 있었다. 우리는 넓게 된다. 결국 좋은 스쿼드는 성공을 거뒀다. 다만 한 경기를 뛰지 못했다고 세상이 끝난 건 아니다"라며 동기부여를 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빈 자리에서 활력을 불어넣는 건 새 얼굴들이다. 마르코 로이스, 세바스티안 루디, 티모 베르너, 니클라스 쥘레다.

멕시코와의 1차전에 교체출전한 로이스는 스웨덴과의 2차전에 선발출전, 90분을 모두 뛰면서 천금 같은 동점골을 터뜨리며 팀의 2대1 역전승에 발판을 마련했다. 로이스는 4년 전 월드컵 최종명단에 이름을 올렸어야 했다. 그러나 평가전 도중 발목 인대 부상으로 낙마했다. 4년 전 아쉬움을 러시아에서 풀고 있다. 스웨덴전 이후 전해진 발목부상에 대해 로이스는 "다 털어냈다. 팀이 승리하는데 돕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속내도 털어놓았다. 멕시코전 패배 이후 맹비난을 가한 독일 언론에 아쉬운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로이스는 "멕시코전 이후 언론들이 너무 부정적인 기사를 쓰더라. 선수들끼리 첫 경기에 대해 너무 오래 얘기했다. 그리고 스웨덴을 꺾었다. 독일에서 온 팬들에게 아름다운 경기를 선물했다"고 설명했다.

로이스는 한국전에 독이 바짝 오른 모습이었다. 그는 "한국은 엄청 빠르고 최전방에서 민첩한 선수들이 많다. 이미 많은 팀들을 곤경에 빠뜨렸다. 그러나 나는 우리가 스웨덴전과 같은 에너지와 열정을 가진다면 한국이 우리를 이기기 쉽지 않을 것이라 확신한다"며 당당함을 뽐냈다.


Germany's forward Timo Werner reacts during the Russia 2018 World Cup Group F football match between Germany and Sweden at the Fisht Stadium in Sochi on June 23, 2018. / AFP PHOTO / Nelson Almeida / RESTRICTED TO EDITORIAL USE - NO MOBILE PUSH ALERTS/DOWNLOADS
베르너는 위르겐 클린스만-미로슬라프 클로제-루카스 포돌스키-마리오 고메스에 이어 독일 스트라이커 계보를 이을 차세대 공격수로 주목받고 있는 선수다. 스물 두 살인 베르너는 두 시즌 연속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21골씩 터뜨렸다. 빠른 발에다 저돌적인 돌파가 인상적이다. 게다가 '멀티 능력'도 보유하고 있다. 스웨덴전에선 스트라이커로 나섰다 후반에는 좌측 윙어로 뛰면서 상대 수비진을 흔들었다. 베르너는 "고메스는 훈련에서 나와 다른 젊은 선수들을 도와주기 때문에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고 말했다. 포지션 체인지에 대해선 "나는 스트라이커다. 최전방에 서는 걸 선호한다. 그러나 내려서는 팀에 내 장기인 스피드를 살리려면 측면으로 빠져 공격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했다.


Germany's midfielder Sebastian Rudy leaves the football pitch after being injured during the Russia 2018 World Cup Group F football match between Germany and Sweden at the Fisht Stadium in Sochi on June 23, 2018. / AFP PHOTO / Odd ANDERSEN / RESTRICTED TO EDITORIAL USE - NO MOBILE PUSH ALERTS/DOWNLOADS
슈투트가르트와 호펜하임에서 생활하던 루디도 뒤늦게 월드컵을 밟았다. 멕시코전에서 부진했던 외질의 공백을 메웠다. 그러나 전반 31분 아쉽게 교체됐다. 상대 공격수 뒷꿈치에 얼굴을 채여 코피가 멈추지 않았다. 정밀진단 결과 코뼈 골절로 수술을 받아야 했다. 뢰브 감독은 루디에게 마스크를 착용시키더라도 출전시키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그러나 루디는 지난 25일 훈련에 불참해 한국전에는 휴식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

쥘레는 보아텡, 훔멜스, 안토니오 뤼디거의 백업멤버이긴 하다. 그러나 스물 두 살의 신예 수비수는 훔멜스가 경추 부상으로 스웨덴전에 나서지 못할 때 선발자원으로 거론되기도 했다. 이미 지난 시즌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 42경기를 뛰면서 소속팀 동료 훔멜스, 보아텡, 조슈아 키미히 등과 호흡을 맞췄기 때문에 조직력 면에서 전혀 문제를 드러내지 않고 있다.

독일은 늙은 전차 같지만 곳곳에 새 얼굴들이 윤활유 역할을 하면서 '뉴 독일'의 기반을 다지고 있다. 바투틴키(러시아)=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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