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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늪축구 만큼 무서웠던 이란의 역습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8-06-21 04:53


ⓒAFPBBNews = News1

이란에는 늪축구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이란은 21일 오전 3시(한국시간) 러시아 카잔 아레나에서 열린 스페인과의 2018년 러시아월드컵 B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0대1로 패했다. 1승1무를 거둔 스페인은 골득실과 다득점까지 같은 포르투갈과 함께 조 1위에 올랐다. 이란은 강력한 수비축구를 펼쳤지만 아쉽게 패하며 3위로 내려앉았다.

이란은 모로코와의 1차전에서 늪축구를 펼치며 이변의 승점 3점을 챙겼다. 후반전 유효슈팅이 없었지만 1대0으로 이겼다. 지난 브라질월드컵부터 이어진 카를로스 케이로스식 수비축구가 꽃을 피우는 순간이었다. 2차전 상대는 스페인이었다. 공격에 관한한 세계 최고로 평가받는 스페인의 티키타카를 상대로도 이란의 늪축구가 통할지가 관심사였다.

이란의 수비추구는 대단했다. 3-4-3으로 1차전을 치렀던 이란은 2차전 4-2-3-1 카드를 꺼냈다. 사실상 6백이었다. 수비를 하는 방법은 크게 두가지다. 숫자를 늘려 페널티박스 안을 단단히 하거나, 아니면 전진해서 막는 방법이 있다. 이란은 전자에 가까웠다. 박스 안에 기본적으로 항상 4명 이상이 포진했다. 컷백에 능한 스페인의 공격을 막기 위해서였다. 여기에 한가지가 더 있었다. 크로스까지 적극적으로 막았다. 대개 박스 안을 단단히 하는 팀은 측면은 내주는 경향이 많은데 이란은 좌우 측면 미드필더까지 내려오면서 좌우 크로스까지 막아냈다.

스페인은 정교한 패스로 맞섰지만, 틈이 보이지 않았다. 어쩌다 측면을 뚫어서 슈팅까지 날려도 가운데에는 워낙 이란 수비의 숫자가 많았다. 적절한 신경전까지 가미했다. 침대축구를 펼쳤고, 상대와 몸싸움을 할때면 연기까지 펼쳤다. 이란의 전략은 후반 9분까지 완벽히 통했다. 하지만 불은에 울었다. 코스타의 침투를 잘 막았지만, 걷어낸 볼은 코스타의 무릎에 맞고 그대로 골문으로 빨려들어갔다.

이후 경기가 요동쳤다. 이란이 동점골을 위해 전진했다. 그 역습이 대단히 날카로웠다. 14분 타레미의 헤딩슛이 빗나간데 이어 17분에는 스페인 골망을 흔들었다. 프리킥 혼전 중 에자톨라히가 오른발 슈팅으로 동점골을 뽑았지만, VAR 판독결과 오프사이드로 무효처리가 됐다. 이후 양 팀은 난타전을 펼쳤다. 이란은 36분 왼쪽 측면을 무너뜨린 후 타레미가 헤딩으로 연결했지만 살짝 떴다.

결과는 이란의 패배였다. 하지만 이란의 공격은 스페인의 간담을 서늘케하기에 충분했다. 늪축구만큼 무서웠던 역습이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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