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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단추를 잘 꿰야 한다. 그건 한국이나 스웨덴이나 마찬가지다.
그런 가운데 스웨덴은 막판 신태용호에 대한 영상 분석 중이다. 지난 16일 호텔에서 큰 스크린을 통해 선수들에게 영상을 보여줬다. 미드필더 오스카 힐제마르크는 "우리는 될 수 있으면 한국의 많은 경기를 보고있다"고 전했다.
'도발', 스웨덴이 선택한 한국 흔들기 전략이다. 신태용호의 사전캠프였던 오스트리아 레오강 주변 집에 숨어 들어 훈련을 모두 지켜본 스웨덴대표팀 스카우트인 라네 야콥손은 17일 "(한국의 유니폼 배번 교체는) 흥미로웠다. 노력하는 모습을 봤다. 나는 한국 훈련을 많이 보면서 선수들의 생김새와 움직임 패턴을 파악했다. 나는 바보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니폼 배번 교체는) 정말 이해하기 힘든 행동이었다"며 도발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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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우트의 눈은 피하지 못했지만 스웨덴 기자들의 눈은 속였다. 최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베이스캠프를 차린 뒤 신태용호를 취재한 스웨덴 유력지 익스프레센의 루드비그 홀름베리 기자는 "다른 팀들도 약팀들과의 경기를 준비할 때 적은 트릭만 사용하는데 신 감독은 최고 수준의 속임수를 쓰더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스웨덴의 또 다른 도발은 손흥민에게 향했다. 한국의 영상을 본 뒤 미드필더 구스타프 스벤손은 신태용호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선수를 꼽아달라는 질문에 "어렵다. 나는 한국이 우리를 이길 수 있다고 보지 않는다"며 입을 뗐다. 이어 "가장 중요한 건 우리의 수비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럴 경우 한국은 공을 소유하지 못할 것이다. 그렇지 못할 경우 우리가 당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손흥민의 기량을 비하했다. "손흥민은 아직 월드클래스는 아니다. 손흥민은 스웨덴 수비수들을 뛰어넘을 수 있는 수준의 선수가 아니다." 그러나 유럽 명문팀에서 한 번도 뛴 적 없는 스벤손의 발언은 그저 상대선수를 깎아내리고 동료들의 사기를 끌어올리려는 기싸움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모스크바(러시아)=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