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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스리백에 대한 여지가 남아있지만, 확실한 것은 신태용호의 플랜A가 4-4-2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김민재 김진수(이상 전북) 권창훈(디종) 이근호(강원) 등 부상자가 속출하며 제외되는 듯 했던 4-4-2 카드는 평가전과 함께 되살아났다. 신 감독은 3-4-1-2를 썼던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1대3 패)전을 제외하고, 3번의 평가전에서 모두 4-4-2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다양한 선수들을 테스트했지만, 전술의 대략적인 시스템은 기존의 형태와 같았다. 수비에서 과감한 전방 압박과 두줄 수비로 상대 공격을 봉쇄했고, 공격에서는 좌우 측면 미드필더를 가운데로 좁히고 좌우 윙백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아쉬운 것은 고요한(서울)이다. 신 감독은 첫번째 평가전이었던 온두라스전(2대0 승)에서 오른쪽 윙백으로 기용한 이후, 좀처럼 고요한을 활용하지 않고 있다. 고요한은 신 감독식 4-4-2의 이해도가 가장 높은 선수 중 하나다. 신 감독이 4-4-2 카드를 처음 꺼낸 것은 지난해 11월 콜롬비아전(2대1 승)이었다. 당시 고요한은 기성용의 파트너로 나섰다. 하메스 로드리게스(바이에른 뮌헨)를 완벽히 봉쇄하며 찬사를 받았다. 더 눈여겨 볼 부분은 상대 에이스를 밀착마크하는 과정에서도 라인 밸런스를 무너뜨리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만큼 영리하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후 고요한은 미드필더 대신 주로 윙백으로만 기회를 받고 있다. 한번쯤 테스트해볼만 한 옵션이지만 중앙 미드필더도, 측면 미드필더도 기용되지 않고 있다. 권창훈과 이청용(크리스탈 팰리스)이 낙마한 지금, 남아있는 자원 중 신 감독식 4-4-2의 측면 미드필더가 가장 잘 어울리는 선수는 고요한이다. 고요한은 중앙 미드필더도 소화할 수 있는데다, 서울에서는 윙포워드로 뛸 정도로 스피드와 기술도 갖고 있다. 여기에 수비력 측면에서 이승우를 압도한다.
반드시 승점을 얻어야 하는 스웨덴전과 멕시코전의 첫번째 포인트는 버티는 것이다. 상대의 공격을 잘 막아낸 후, 역습 한방으로 골을 넣어야 한다. 고요한은 이 전략에 꽤 잘 어울리는 카드다. 4-4-2의 오른쪽에 배치될 경우, 스웨덴의 에밀 포르스베리(라이프치히), 멕시코의 이르빙 로사노(PSV에인트호번) 등 상대 에이스의 예봉을 막는 선봉장이 될 수 있다. 기동력도 좋아, 쉴새 없이 압박에도 가담할 수 있다. 이승우는 점차 나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4-4-2의 측면 미드필더에는 어울리지 않은 유형이다. 그는 미드필더 보다는 공격수에 가깝다.
신 감독은 여전히 최상의 조합을 찾기 위해 고민 중이다. 고요한 카드도 머릿 속에 넣어둘 필요가 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