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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아레나(독일 레버쿠젠)=서동훈 통신원]초반 분위기는 좋았다. 그러다 야유가 쏟아졌다. 그리고 갑자기 분위기가 얼어붙었다. 곳곳에서 '약하다'는 비판도 나왔다. 그래도 마지막은 박수였다. 2018년 러시아월드컵 출정식을 가진 독일의 하루였다.
환호와 박수
독일로서는 2018년 러시아월드컵 직전 마지막 평가전이었다. 승리가 절실했다. 최근 2연패 중이었다. 3월 27일 브라질에게 홈에서 0대1로 졌다. 그럴 수 있었다. 브라질과는 용호상박이다.
다음 패배가 아쉬웠다. 6월 2일 오스트리아 클라겐푸르트에서 1대2로 졌다. 그리고 만난 사우디아라비아. 관중들 대부분 낙승을 예상했다. 사우디아라비아를 상대로 대승을 거두고 '기분좋게' 러시아로 향할 것이라 생각했다.
경기는 팬들의 생각대로 흘렀다. 전반 8분만에 독일은 첫 골을 만들었다. 뒷공간 침투를 향한 로빙패스 그리고 논스톱 크로스와 슈팅. 완벽한 골이었다. 골대도 계속 때렸다.
전반 종료를 얼마 안 남겨둔 상황에서 두번째골까지 만들어냈다. 이어진 하프타임. 팬들은 다들 맥주를 손에 들고 즐거워하고 또 즐거워했다. 이때까지는 분위기가 분명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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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 12분 야유가 시작됐다. 대상은 일카이 귄도간이었다. 귄도간은 마르코 로이스를 대신해 그라운드를 밟았다. 볼을 잡을 때마다 관중들은 야유를 쏟아냈다.
이유가 있었다. 5월 귄도안은 메수트 외질과 함께 영국에서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인증샷을 찍었다. 귄도안과 외질 모두 터키 출신 이민자의 자손이다. 둘로에게 에르도안 대통령은 자신의 뿌리가 살고있는 나라의 지도자였다. 문제는 그가 서방 세계에서 '독재자'로 비판받고 있는 인물이라는 점이다. 여기에 독일 내에서 터키인들은 그리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이런 것들이 겹쳐서 귄도간과 외질에게 비난 여론이 빗발쳤다. 둘은 사과했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그러나 여전히 그 앙금은 남아있었다.
야유가 시작되면서 경기 분위기도 이상해졌다. 사우디아라비아가 힘을 냈다. 독일은 꼬였다. 사우디아라비아에 역습에 흔들렸다. 독일 기자들도 곳곳에서 "약하다(schwach)"라고 했다. 독일이 약하다는 이야기였다. "독일답지 않은 후반전"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프랑스같은 팀이랑 했어야하는데 남는 것이 없는 경기"라고 혹평을 하는 이도 있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후반 39분 한 골을 따라붙었다. 그리고 경기 종료 직전 최고의 찬스까지 만들었다. 마지막 순간 골을 놓쳤지만 독일로서는 망신을 당할뻔한 장면이었다. 독일 기자들과 팬들 모두 얼굴을 찌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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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종료 휘슬이 울렸다. 2대1로 독일이 이겼다. 만족할만한 경기력은 아이었다. 그래도 팬들은 박수를 보냈다. 선수들은 관중석을 향해 걸어가며 박수를 받았다. 선수들과 팬들 서로 인사를 하며 월드컵 선전을 다짐했다.
기자회견장. 뢰브 감독은 귄도간에 대한 질문에 시달렸다. 그는 "귄도간이 에르도안 대통령과 사진을 찍은 것은 잘못된 것이다. 하지만 사과했고 의도도 없었다. 독일을 위해 뛰는 것에 대해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선수"라고 옹호했다. 그러면서 "선수에 대한 비난 대신 응원해달라"고 부탁했다. 이어 "선수들끼리 손발이 잘 안맞았다. 월드컵에 가면 다를 것"이라며 "나도 월드컵에 모든 것을 쏟아부을 것이다"고 자신했다.
선수들과 취재진이 만나 인터뷰하는 믹스트존은 분위기가 다소 침울했다. 선수들 모두 자신들의 경기력에 만족하지 못했다. 보아텡은 취재진의 인터뷰 요청을 거절했다. 그럼에도 계속 요청이 들어오자 짜증까지 내기도 했다.
미디어 세상에 접속했다. 팬들은 대부분 '지켜보자'는 입장이었다. 오늘 경기력에 대한 비판이 있었지만 본선에서는 잘할 것이라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불안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과거의 영광과 현재의 선수들을 보면서 믿는 분위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