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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호에 '쌍용'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게 됐다. 이청용(30·크리스탈 팰리스)의 세 대회 연속 월드컵 출전이 좌절됐다.
이렇게 이청용이 태극마크를 오랜 기간 유지할 수 있었던 건 '믿고 쓰는 해외파'라는 프리미엄이 있긴 했다. 그래도 세계 톱 리그로 평가받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 속한 팀에서 꾸준하게 출전했기에 경기력을 유지할 수 있었다. 2011년 7월 정강이뼈가 이중으로 골절되는 큰 부상 탓에 사실상 한 시즌을 통째로 날려버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지만 곧바로 다음 시즌 44경기에 나섰다. 2013~2014시즌에는 축구인생에서 가장 많은 47경기를 뛰었다. 비록 프리미어리그보다 한 단계 아래인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리그) 무대였지만 경기력은 그 어느 때보다 좋을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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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 온두라스와의 평가전 영향이 컸다. 이청용의 경기력 저하는 확연했다. 빠르고 날카롭게 상대 측면을 뚫고 문전을 위협하는 이청용의 모습을 볼 수 없었다. 수비수 한 명도 제대로 제치지 못하는 그저 그런 선수가 돼 있었다. 이청용은 1일 보스니아전에 결장해 탈락을 예감했다.
이번 아픔으로 이청용은 '선수는 뛰어야 선수'라는 진리를 깨달았을 것이다. 다만 코리안 프리미어리거라는 자존심을 어떻게 내려놓느냐가 중요하다. 이청용 사정에 밝은 관계자에 따르면, 이청용은 또 다시 프리미어리그를 바라보고 있다. 2순위는 독일, 프랑스 등 유럽 국가이고 3순위가 일본 정도다. 유럽 이적시장에서 이청용의 가치가 얼마정도인지 가늠할 수 없겠지만 현실을 빨리 인식할수록 부활의 기회도 빠르게 찾아올 수 있다. 2022년 카타르월드컵에서 이청용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