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던 유형' 이승우-문선민, 신태용호의 공격 틀이 바뀔 수 있다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8-05-18 05:59


스포츠조선DB

신태용식 공격축구의 핵심은 전개다.

빠른 템포를 강조하는 신 감독은 패스플레이를 통해 기회를 창출하는 것을 강조한다. 각급 대표팀 시절부터 자주 언급됐던 '돌려치기'가 대표적이다.

A대표팀 부임 후에도 신 감독식 축구는 달라지지 않았다. 초반 다양한 실험을 했던 신 감독은 4-4-2를 메인 포메이션으로 삼았다. 중심에는 이재성(전북)-권창훈(디종), 좌우 날개가 있다. 이들은 측면 돌파 후 크로스를 올리는 전형적인 윙어와는 다르다. 중앙 지향적인 성향을 지닌 이재성 권창훈은 측면 보다는 중앙으로 이동하며 다양한 공격루트를 만든다. 측면 공격은 이들이 안쪽으로 좁하며 생긴 공간을 파고드는 좌우 윙백 혹은 투톱의 몫이었다. 이재성 권창훈을 사실상 공격형 미드필더로 활용하며 빌드업에 초점을 맞췄다.

하지만 이같은 신태용식 축구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이승우(헬라스 베로나) 문선민(인천)의 등장 때문이다. 이승우 문선민은 말그대로 깜짝 발탁이었다. 신태용호는 물론, A대표팀 경험도 이번이 처음이다. 신 감독은 이들을 선발하며 스웨덴전 맞춤형 발탁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확실한 것은 이승우와 문선민이 그간 신태용호에서 볼 수 없는 스타일의 선수라는 점이다.

신 감독은 부임 후 전문 윙어를 두지 않았다. 이청용(크리스탈 팰리스) 염기훈(수원) 윤일록(요코하마) 등이 기회를 받았지만, 그나마 염기훈만이 합격점을 받았다. 사실상 1.5군으로 나섰던 터키전지훈련에서도 이승기(전북) 김승대(포항) 이창민(제주) 등 공격형 미드필더들이 측면에서 테스트를 받았다. 중앙 지향적인 선수들을 일관되게 측면으로 기용했다. 원활한 공격 전개에 무게를 둔 선택이었다.

이번에 발탁된 이승우 문선민은 이같은 스타일과는 거리가 있다. 전개보다는 침투와 돌파에 강점을 보이는 선수들이다. 빌드업을 강조했던 기존의 틀로는 이승우와 문선민의 능력을 끌어내기 어렵다. 두 선수가 윙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고 하나, 4-4-2의 측면에 서기에는 수비 가담이나 크로스 능력, 연계력이 떨어진다. 둘은 미드필더 보다는 공격수 성향이 더 짙은 선수들이다.

결국 스리톱으로의 변화를 꾀할 수 밖에 없다. 실제 이승우가 최고의 활약을 펼쳤던 U-20 월드컵이나, 현재 문선민이 펄펄 날고 있는 인천 모두 스리톱을 메인 전술로 삼았거나, 삼고 있다. 이승우는 왼쪽에서 가운데로 이동할때, 문선민은 오른쪽에서 가운데로 이동할때 가장 위력적이다. 공간을 적극 활용하는 이들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서는, 최대한 위쪽으로 배치하는 것이 더 낫다.

하지만 스리톱 전향시 문제가 있다.'에이스' 손흥민(토트넘)의 활용도가 달라지게 된다. 소속팀에서와 달리 대표팀에서 작아지던 손흥민은 투톱에 자리한 뒤, 본연의 모습을 찾았다. 물론 왼쪽 윙포워드는 과거부터 손흥민이 즐겨 뛰던 자리지만, 스리톱으로 바꾸면 그간 골머리를 앓았던 원톱 선정에 대한 고민을 다시 해야한다. 이재성 권창훈의 위치와 역할에도 변화가 생길 수 밖에 없다.


수비진에 오반석(제주)이 가세하며 스리백이라는 변화가 예고된 가운데, 이승우 문선민이 더해진 공격진 역시 틀이 달라질 수 있다. 이래저래 복잡한 신태용호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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