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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스타일' 이승우-문선민, 누가 월드컵 티켓 거머쥘까

김가을 기자

기사입력 2018-05-16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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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선민(26·인천)과 이승우(20·헬라스 베로나FC·이탈리아).

신태용 축구대표팀 감독의 카드는 파격 그 자체였다. 신 감독은 14일 서울시청에서 2018년 러시아월드컵 대표팀에 나설 예비명단 28명을 발표했다. 신 감독의 깜짝 카드도 베일을 벗었다. 바로 문선민과 이승우였다. 두 선수는 처음으로 성인 대표팀에 이름을 올렸다. 의도는 명확했다. 조별리그 첫 번째 상대인 스웨덴을 고려한 것. 신 감독은 문선민과 이승우 선발 배경을 두고 "스웨덴 분석에서 결정했다"고 말했다.

스웨덴의 피지컬은 한국을 압도한다. 장신 수비수도 즐비하다. 이탈리아와의 2018년 러시아월드컵 유럽지역 플레이오프 2차전에 나선 포백의 평균 신장은 1m87에 달한다. 하지만 파고들 틈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스웨덴 수비진은 높이가 좋은 대신 발이 느리다. 신 감독은 이 부분을 공략, 빠른 발과 드리블로 스웨덴 수비진을 무너뜨리겠다는 계산이다. 문선민과 이승우의 플레이는 신 감독의 계산에 들어맞는다. 두 선수 모두 1m70 정도로 높지는 않지만, 빠른 발을 이용해 상대를 흔든다.

신 감독은 "이승우는 상대 뒷 공간을 파고드는 동작이 좋다. 이승우가 월드컵에 간다면, 문전에서 많은 파울을 얻을 수 있다. 민첩하게 움직이면 상대를 교란할 수 있다. 스웨덴 선수들의 장, 단점을 파악하면서 요긴하게 쓸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문선민도 마찬가지다. 올 시즌 빠른 발과 돌파를 앞세워 인천의 공격을 이끌고 있다. 그는 리그 13경기에서 6골-3도움을 기록했다.

두 선수가 가진 장점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문선민은 스웨덴 리그를 경험한 바 있다. 2012년부터 2016년 말까지 스웨덴 리그에서 뛰었다. 101경기에 출전, 12골-12도움을 기록했다. 신 감독은 "스웨덴에서 5~6년 고생을 한 적이 있다. 스웨덴에 정형화된 선수다. 스피드, 순간 돌파가 좋다. 우리가 원하는 과감한 공격이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이승우는 한 달여 사이에 급격한 변화를 겪었다. 4월15일 볼로냐와의 경기에서 후반 교체 투입된 이승우는 6경기 연속 그라운드를 밟았다. 6일 열린 AC밀란전에서는 데뷔골을 폭발했고, 우디네세전에서는 풀타임 활약하기도 했다. 신 감독과 호흡을 맞춰봤다는 것도 장점이다. 둘은 2017년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합을 맞췄었다. 신 감독 역시 "U-20 월드컵 때 같이 생활을 해봤다. 이승우의 장단점을 어느 정도 잘 파악하고 있다. 부임 초기 이승우를 뽑아야 하지 않느냐는 의견도 있었다. 당시 이승우가 베로나로 이적하면서 적응을 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많은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지만, 지금 많이 성장했다. 첫 골을 넣으면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발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아직 끝난 것은 아니다. 대표팀은 21일 소집 후 파주에서 훈련, 이후 두 차례 국내 평가전을 치른다. 신 감독은 열흘간의 '마지막 테스트'를 통해 러시아월드컵에 나설 최종 23명을 선발한다. 문선민과 이승우 모두 러시아로 가는 마지막 관문을 넘어서야 한다. 상황에 따라 둘 다 웃거나, 한 명만 환호하거나 혹은 둘 다 고개를 숙이게 된다.

전문가들은 '둘 중 한 명 발탁'에 무게를 두고 있다. 신 감독이 스웨덴전을 위해 테스트하는 만큼 비슷한 플레이스타일의 두 선수를 동시에 투입하지는 않을 것이란 이유다. '23명'이라는 한정된 자원 속에서 현실적으로 스웨덴전을 포함해 멕시코, 독일전까지 넓게 고려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하지만 결과는 아직 모른다. 비슷한 스타일의 문선민과 이승우, 월드컵을 향한 운명의 카운트다운이 시작된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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