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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덕여호의 '공격하는 수비수' 장슬기(24·인천현대제철)가 대한민국 여자축구 사상 첫 2회 연속 월드컵 '꽃길'을 활짝 열었다.
1994년생 장슬기는 한국 여자축구의 황금세대다. 여민지, 이금민, 이소담과 함께 2010년 국제축구연맹(FIFA) 17세 이하(U-17) 월드컵 우승을 시작으로 2013년 아시아축구연맹(AFC) 19세 이하(U-19) 챔피언십 우승, 2014년 FIFA 20세 이하(U-19) 월드컵 8강을 이끌었다. 2013년 AFC U-19 챔피언십 득점왕(8골) 출신이다. 힘든 시간도 있었다. 실업 첫해인 2015년 낯선 일본 고베아이낙에서 동료들의 캐나다월드컵을 TV로 지켜봤다. 생애 첫 프랑스월드컵 출전이 누구보다 간절했다.
4경기 연속 선발로 나선 풀백으로 나선 장슬기의 왼쪽 측면은 빠르고 단단했다. 사이드에서 호주와 일본을 상대로 한치도 밀리지 않았다. 투혼의 장슬기는 명실상부 멀티플레이어다. 중앙, 측면, 공격, 수비를 모두 소화한다. 전천후 선수다. 공격본능을 갖춘 풀백이자, 수비도 잘하는 측면 공격수다. 좌우 사이드백, 좌우 윙어, 최전방까지 모두 소화해낸다. 소속팀 현대제철에서는 공격수, 대표팀에서는 수비수다. 윤 감독은 전력의 핵심인 풀백 고민속에 다재다능한 장슬기를 믿고 썼다. 지난해 키프로스컵 이후 체력과 담력, 기술을 두루 갖춘 장슬기를 수비수로 활용해왔다. 어느 포지션에서 서든 자신의 100%를 쏟아냈다. "슬기는 만능이다. 참 좋은 선수다. 성격도 쿨하다. 웃음소리도 마음에 든다. 천진난만한 소녀같다. 평소에는 순한데 그라운드에서는 악바리다. 수비만 시키는 게 아깝다. 공격자원으로도 손색이 없는데, 전문 풀백들의 부상을 정말 잘 메워주고 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암만(요르단)=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